"3고에 내년 금융업 수익성 악화··'부실 뇌관' 부동산PF 관리해야"

by유은실 기자
2022.10.26 10:41:10

하나금융硏 '2023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 발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로 금융 산업 정체 전망
'증권·보험·여전업' 비은행업권 수익성 부진 불가피
가계부채·한계기업 등 취약 부문 건전성 우려도 커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그리고 저성장이라는 ‘3고 1저’ 환경 속에서 내년 금융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가계부채, 한계기업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자금경색 뇌관으로 떠오른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금융사들이 리스크 관리와 다음 성장을 위한 사업모델 구축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조언도 제시됐다.

금융업권 수익성 및 성장성 지표. (자료=하나금융연구소)
26일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금융업의 업황 정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 보면 은행업은 소폭 둔화에 그치겠으나 보험·카드업 등 비은행업의 수익성은 더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은행업의 대출성장률은 2021년 8.2%에서 올해 5.3%, 내년 4.3%을 기록하며 우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둔화하고, 투자수요 감소로 신용대출이 감소하면서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기업대출은 소호대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시설자금 수요 증가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개선은 지속하겠으나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침체 타격을 입은 증권업은 내년에도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IB부문 회복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는데, 특히 채무보증이 급증한 부동산PF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게 연구소의 조언이다.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수수료 창출을 위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은 경기둔화에 따른 보험 수요 위축으로 낮은 성장률이 예상됐다. 통상 경기가 위축되고 증시 상황이 악화되면 보험사가 준비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 적립금이 늘어나면서 자산운용손익이 감소하고, 보험 중도 해지를 고려하는 금융소비자들도 늘어난다. 이에 생명보험은 금리상승기 채권매매수익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투자손익이 정체되고, 손해보험도 사회적 이동 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업은 경기둔화로 성장성이 정체되는 가운데 조달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로 카드결제와 리스·할부 성장이 정체되고, 여전채 조달 비용 증가로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부동산PF 규모가 커진 캐피탈사의 건전성과 여전채 시장의 수급 악화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도 우려되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소는 금융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가계부채, 한계기업, 부동산PF 등을 지목했다. 가계부채는 지난 2011년 916조원에서 올해 6월 기준 1869조원으로 늘며 두 배 가량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한계기업도 2064개에서 3572개로 73.06% 증가했다. 저금리 시대에 겹겹히 쌓인 취약성이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증가할 경우 가계부채와 한계기업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가 표면화되면서 비은행업권은 취약계층과 자영업 다중채무자, 지방 건설사업장 등의 부실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부동산PF 대출은 코로나19 이후 시중에 유동성이 빠르게 공급되면서 급증했다. 지난 2011년 51조원에 불과했던 부동산PF 규모는 올해 6월 112조까지 늘었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건전성이 하향 안정화됐으나 내년은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 채무부담의 급증,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부실이 늘어날 우려도 크다”며 “반면 코로나 금융 지원으로 건전성 착시는 더욱 심화될 수 있어 금융회사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