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6.01.08 12:06:5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예고된 악재’였을까. 연초부터 중국 증시 급락에 발목이 잡혔던 코스피가 삼성전자(005930)의 부진한 실적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우려했던만큼의 충격이 없는 만큼 코스피가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6조1000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대비로는 17.4% 감소한 것. 4분기 매출은 53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5%, 전분기대비로는 2.5% 각각 늘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청치(컨센서스)는 6조571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전망치는 53조원이었다. 지난해 12월초만해도 6조7952억원이었던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6조5715억원으로 한 달새 3.29% 하향 조정됐지만 이번에 발표된 영업이익은 낮아진 눈높이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왔다”며 “올해 1분기는 연간으로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중국 증시 급락으로 휘청이던 코스피는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또 한번의 충격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실적이 공개되자 삼성전자는 오히려 반등하고 있다. 실적에 대한 우려가 그동안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오전 11시1분 현재 전거래일대비 1.12%(1만3000원) 오른 117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말 126만원으로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장 중 한때 115만 10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나흘 동안 주가 하락률만 8.7%에 이른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 4거래일 동안에만 총 2528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김형렬 교보증권 시황전략팀장은 “최근까지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면서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주주이익 환원 정책 등을 지속한다면 오히려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주가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상할 수 있었던 악재인 삼성전자보다 코스피에 더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이날 장중 3%대 반등했던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하락 반전, 현재 0.46% 하락 중이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지만 시장에 의미있는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시장 관심이 실적보다는 중국이슈, 국제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에 쏠려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