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7년간 '휴대폰·태블릿' 로열티 못올린다

by윤종성 기자
2015.08.24 12:00:04

공정위, MS의 노키아 휴대폰사업 인수 승인
특허 소송으로 삼성· LG 사업활동 방해 금지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노키아의 휴대폰사업부를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향후 7년간 휴대폰·태블릿PC 관련 특허사용료(로열티)를 올리지 못한다.

또, 각종 특허 소송을 통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영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MS의 동의의결 조건을 받아들이고, MS가 노키아의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인수하는 기업결합 건을 최종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제안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제도다.

앞서 MS는 지난 2013년 9월 모바일 단말기를 생산하는 노키아를 인수했다. 모바일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MS가 직접 단말기까지 생산하게 되면서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MS는 지금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해 대당 5달러(스마트폰)∼10달러(태블릿PC)의 특허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MS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공동 스마트폰 개발 등 사업제휴계약을 맺을 때 경영상 핵심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어 노키아와의 합병 후 시장 경쟁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이에 MS는 지난해 8월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 특허 라이선스를 부여할 때 공정·합리적·비차별적 조건(FRAND) 준수 △판매금지 청구소송 금지 △향후 7년간 현행 특허료 수준 초과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동의의결 안을 내놨다.

또, 사업제휴 계약에서는 경쟁사 정보공유 근거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공정위가 최종 확정한 동의의결 안은 기존 안에서 일부 내용이 보강됐다.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 관련 특허가 추가됐고, 판매금지소송 제한지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넓혀 시정방안의 적용범위를 확대한 것.

박재규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국장)은 “보완된 MS의 시정방안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노키아가 기업 결합 후에도 계속 보유하게 되는 특허권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현행 법 규정상 기업결합 심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대신, 공정위는 노키아의 특허권 남용에 대한 모니터링를 강화한다.

박 국장은 “이번 결정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글로벌 특허기업의 횡포로부터 피해를 입을 우려를 사전에 차단해 스마트폰 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지켜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MS의 특허 사용료 인상은 궁극적으로 스마트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