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 급성장하는 전기차·자율주행차 타고 ‘실적 훈풍’ 기대감 커져

by박민 기자
2023.02.08 11:00:00

지난해 매출 7조원대로 호실적 기록할 듯
“반도체 수급 완화로 생산량 늘어난 영향”
올해도 매출 성장세 이어갈 것으로 점쳐져
전동화·자율주행차 부품에서 두각 보일 듯

[이데일리 박민 기자] HL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인 HL만도(204320)가 급성장하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훈풍을 타고 실적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부품 납품처인 현대차·기아가 올해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며 전체 판매 목표도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하는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확대에 부품 수주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HL만도의 지난해 매출은 7조4596억원. 영업이익은 2799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년 (매출 6조1474억원, 영업이익 2323억원)대비 각각 21.3%, 20.5% 증가한 수준이다.

HL만도는 자동차 제동(브레이크)·조향(자동차 앞바퀴 회전축을 바꾸는 장치)·현가(서스펜션) 장치 등의 부품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부품사다. 지난해 한라그룹이 창립 60주년을 맞아 그룹 이름을 HL로 바꾸면서 기존 만도에서 HL만도로 출범했다. HL만도는 오는 9일 지난해 4분기를 비롯한 2022년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북미지역과 중국 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HL만도의 실적 호조 발판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또한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증가가 이어지며 매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차량 판매목표를 전년 대비 각각 9.6%, 10.3% 증가한 432만1000대, 320만대로 잡았다”며 “두 번째로 매출 비중이 큰 GM도 지난해 3분기에 북미 공장 가동률이 코로나 기간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겼고,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전망이어서 HL만도 매출에 호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자율주행 레벨3’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면서 HL만도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레벨3는 위험시에만 운전자의 개입이 요구되는 ‘조건부 운전자동화’ 등급으로,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조건의 구간에서는 주행제어를 시스템이 담당한다.

글로벌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미국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올해 초 네바다주에서 ‘레벨3’ 인증을 완성차 업체 최초로 획득하는 등 자율주행 시장 성장세가 빠르다. 벤츠는 하반기부터 미국으로 인도되는 2024년식 벤츠 s클래스와 EQS 세단에 이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번에 벤츠가 인증 물꼬를 트면서 향후 미국에서 인증을 받으려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레벨 3 기능을 탑재한 제너시스 G90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

HL만도는 전동화 부품에 이어 자율주행 부품사업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자율주행·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개발하는 HL클레무브를 분사해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3~4단계에 이르는 실질적 레벨 수준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실적 성장 기대감이 크다. 실제로 HL클레무브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에서 자율주행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폭넓은 솔루션 라인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HL클레무브 관계자는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최대 감지 거리 300m급의 레벨3 자율주행 지원이 가능한 전방 장거리 4D 이미징 레이다(Radar)를 개발 중”이라며 “또 레벨 3단계 주행·주차 통합 제어기를 선행 개발 중에 있으며, 2024년에는 차세대 ADCU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