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승진부터 채용까지’…尹정부 장관 인사 권한 커진다

by최정훈 기자
2022.09.14 12:00:00

인사처, ‘부처 인사 자율성 제고 종합계획’ 발표
장관 인사권 범위 확대…공무원 승진부터 경력 채용까지
인사처 협의 없이 5급 승진심사 방법 변경 등 인사 특례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윤석열 정부 장관의 인사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장관의 소속 공무원에 대한 전보와 승진 권한이 확대되고, 비서 등 별정직을 임용할 때는 장관 판단에 따라 만 60세 이상인 사람도 채용할 수 있게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와 국무위원들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사혁신처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처 인사 자율성 제고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종합계획은 △인사특례 확대(9건) △소속장관 인사권 범위 확대(18건) △협의·통보 폐지·완화(10건) △지침·기준 완화(10건) 등 4개 분야 총 47건의 과제로 구성됐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윤석열 정부의 책임장관제 안착을 위해 장관의 인사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먼저 소속장관 인사권 범위 확대를 통해 각 부처 장관의 판단에 따라 적임자를 신속히 배치하고 승진할 수 있도록 한다. 채용 권한을 강화해 각 부처 장관이 부처 상황 및 채용환경에 따라 경력 채용에 적용하는 자격증과 학위, 경력 등의 기준을 강화 또는 완화할 수 있게 한다.

비서·비서관과 유사한 직위에 별정직을 임용하는 경우, 인사처 협의 없이 장관 판단에 따라 만 60세 이상인 자를 채용할 수 있게 한다. 전보에 대한 장관 재량도 확대해 소속 장관 판단에 따라 경력채용자의 필수보직 기간을 단축하거나 고위공무원의 하위 직무등급 직위로의 전보에 대한 제한 규정도 삭제한다.

승진과 관련해서는 각 부처 특수성을 반영해 보통승진심사위원회의 세부 심사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부처 조직 및 인사 운영 상황에 따라 승진에 필요한 최소 근무기간인 승진소요최저연수 기간을 탄력적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한다.

이어 인사특례를 확대해 부처가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인사 운영 분야를 늘린다. 또 규정에 없거나 불명확한 경우 등에 있어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인사처 적극행정위원회를 활용해 운영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무원의 연가·유연근무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하는 부처에서는 사용 전 반드시 부서장 승인이 필요했던 연가·유연근무를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계획한 경우라면, 공무원 스스로 결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인사처의 협의·통보 폐지·완화로 부처 인사 운영에 대한 인사처의 관여 범위를 최소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한다. 예를 들어 국정과제 수행이나 긴급현안 대응 등을 위해 필수보직기간 내에 있는 공무원을 전보하거나, 5급 승진심사 방법의 변경, 계획인사교류자의 선발 및 교체 등에 필요했던 인사처 통보 및 협의 절차를 없앤다.

아울러 인사처의 지침·기준 완화를 통해 지나치게 엄격한 인사 운영 기준을 합리화한다. 공무원이 필요 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 없이 병가 및 휴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결원 보충 제한도 완화한다. 1년 이상 파견자에 대해서만 규정돼 있는 소요경비 지급 근거도 1년 미만 파견자까지 확대, 코로나19 긴급 지원 등 다양한 상황에 탄력적으로 소속 공무원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한다.

인사처는 이 같은 내용의 확대되는 자율성을 각 부처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에 맞춰 적정 인사 운영 방안을 안내하고, 2023년 종합계획 이행이 완료된 이후에는 공무원 인사실무 책자를 발간, 각 부처 인사 담당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조성주 인사처 차장은 “각 부처 장관의 자율적 판단과 책임하에 알맞은 때,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쓰는 ‘적재·적소·적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사규제라는 모래주머니를 없애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각 부처 인사 자율성 확대와 책임장관제 구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차장은 “부처별로 유연하고 탄력적 인사를 통해 소속 공무원들이 잠재역량을 마음껏 발휘해 일 잘하는 정부를 실현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인사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과제를 추가적으로 발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