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4.11.13 10:39:57
서울성모병원 꾸준한 자선의료 활동...전세계 가톨릭 의료 중심병원으로 거듭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러시아 대륙과 카자흐스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나라에서 온 형편 어려운 선천성 질환 환자를 연달아 무료로 치료해 주는 등 국경을 넘는 사랑의 인술을 펼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선천적안검하수 환아 아젤, 한국에서 희망의 불빛을 보다. 병원은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온 선천적안검하수 환아 아젤 칼리바예바(7세, 여)와 러시아에서 온 선천성구순구개열 환아 케바 안나 안드리프나(5세, 여)의 수술에 성공하고 새 삶을 선물했다.특히 카자흐스탄 선천적안검하수 환아 아젤의 자선진료 결정은 극적으로 이뤄진터라 감동을 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5년간 선교사로 활동한 김성민씨(35세, 인천 강화 거주)는 지난 5월 한국으로 돌아온 뒤 현지에서 알게 된 친구로부터 “7살 난 사촌동생이 태어날 때부터 왼쪽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았고 두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절반밖에 뜰 수 없어 안타깝다”며 “안그래도 환아의 아버지가 구두 수선공으로 형편이 어려운데 의료선진국인 한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김성민 씨는 가톨릭중앙의료원 홈페이지 사랑의 대화 게시판에 사연을 남기는 등 한국의 3개 기관에 문의를 했고 그 중 유일하게 가톨릭중앙의료원만이 산하병원인 서울성모병원에서 연 250여 건의 안검하수 수술을 시행하는 안과 권위자 양석우 교수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실무를 담당한 국제협력팀에서는 김성민 씨를 통해 환자의 영문 의료기록 등을 양석우 교수에게 전달해주고 자선치료 처리를 위해 지난 8월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2014년 하반기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사업에 신청해 승인을 얻었다.
아젤은 보호자인 이모 살타나트 우스테미로파(여·30)와 함께 지난 27일 입국해 병원으로 입원했으며 정확한 수술을 위해 세부 검사들을 실시했다.
검사결과 아젤은 카자흐스탄에서의 과거 수술력 때문에 문제가 있는 왼쪽 눈을 감아도 2.5mm 떠있는 토안상태였으며, 눈꺼풀테와 동공간 거리는 문제가 없는 오른쪽 눈은 4mm로 측정되었지만 왼쪽 눈은 1mm로 측정되어 양안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였다.
28일 양석우 교수는 이마근에 눈꺼풀에 고정하는 이마근 올림수술을 시행했으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양 교수는“수술 직후라 붓기가 빠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반인과 같은 눈으로 자리 잡으면서 회복할 것”이라며 “형편이 어려운 해외 어린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고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젤의 보호자인 이모 살타나트 씨는 “아젤이 성장하면서 한쪽 눈이 감긴 상태로 성장한다는 것이 큰 아픔이었는데 조카가 수술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기적적이고 감동적”이라며 “병원 관계자들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젤은 병원에서 지낸 일주일 동안 약 480만원의 진료비가 발생했으며 병원에서 전액 지원했다. 한편 태어나서 처음으로 온전하게 왼쪽 눈을 뜨게 된 아젤은 11월 3일 퇴원과 함게 귀국길에 올랐다.
구순구개열로 마음의 문 닫고 사는 러시아에서 온 안나, 이제는 주변사람들과 원활한 의사소통 희망 갖고 덤으로 충분한 영양공급도 가능
러시아 우수리스크시에서 온 선천성 구순구개열 환아 안나 케바는 지난 10월 13일 보호자와 함께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입술은 비뚫어져있었고 입천장은 벌어져 있어 수유가 어려웠던지라 허약했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힘들게 수술비를 모아 지난 2011년 러시아 현지에서 구순열 1차 수술을 받았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안나의 건강상태는 쉽게 회복하지 못했으며 곧바로 2차 수술을 시행했으나 완치에 실패했다.
딸의 거듭된 치료 노력에도 실패한 부부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거주지역인 프란치스코 작은형제회에서 운영하는 우수리스크시 타우복지관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복지관장인 로제로 수사는 러시아내 치료를 넘어 의술이 뛰어난 한국에서의 치료를 권유했다. 꿈 같은 일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서울성모병원 간호부원장을 지낸 연기순 리디아 수녀가 이 곳 복지관으로 파견와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복지관의 도움으로 한국에 온 안나는 10월 15일 주치의 성형외과 이종원 교수는 안나에게 구개 및 구순성형술, 인두피판술, 개방성 코성형술을 실시했다. 이 교수는 구순열의 입천장 주위 조직을 이용해 피부조직의 한덩어리로 만든 피판을 좌우로 회전하여 이동시키고 비정상적으로 배열되어있는 입술근육을 다시 제자리에 옮겨서 구순열을 예쁘게 교정했다. 또한 변형 된 안나의 코를 바로 잡기 위해 귀의 연골을 이용해 콧대를 만들어주었다. 코에는 보형물을 설치했으며 6개월 뒤에 제거 예정이다.
또한 환아들이 성장하면서 빈번히 발생하는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 양쪽 귀에 튜브를 삽입했다. 안나의 모친 예카테리나 씨(26)는 “안나가 외모에 주눅이 들어 사람들과 친화력이 떨어지고 비음이 심해 부모 외에는 의사소통이 거의 되지 않았으며, 자주 코가 막혀 잘 때는 입을 벌리고 자고 숨이 막히는 현상이 자주 일어났었다”며 “이제는 가족 뿐만 아니라 사람들과도 원할히 의사소통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종원 교수는“안나는 같은 처지에 처한 구순구개열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줬으며, 비록 해외환자지만 안나를 가슴에 새기며 수술 이후 성장과정 중에 문제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다.
안나의 치료비는 약 1,600만원 정도로 카자흐스탄 환아 아젤과 같이 메디컬코리아 나눔의료사업을 통해 전액 자선진료로 도움을 받았으며, 안나는 온전한 입과 코를 선물 받고 가족과 함께 10월 25일 본국인 러시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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