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보호관찰소 분당 기습이전···주민 2천여명 항의시위

by유선준 기자
2013.09.09 13:31:14

주민들 "관찰소 들어서는 것 주민과 학생들 안전 위협"

수원보호관찰소 성남지소(성남보호관찰소)가 지난 4일 새벽 현 수정구 수진2동에서 기습적으로 분당구 서현동으로 이전하자 주민들이 이전 서현동 청사 앞에서 집단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유선준 기자] 성남보호관찰소의 분당 이전을 둘러싼 마찰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4일 법무부가 기습적으로 성남보호관찰소를 분당시 서현동으로 이전한 뒤 시작된 주민들의 항의시위는 참여 인파가 늘어나며 격화되는 모습이다.

지역 주민들은 보호관찰소는 주로 범죄자들이 드나드는 곳이어서 인근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성남보호관찰소의 외곽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성남보호관찰소는 경기도 성남ㆍ광주ㆍ하남지역의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대상자 1500여 명을 관리하고 있다.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 초중고 학부모들이 성남보호관찰소가 서현동으로 기습 이전한 데 반발해 보호관찰소 출입로를 막고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지난 5일부터 농성을 시작한 학부모 인파는 이날 오전 11시께 2100명 내외로(경찰 추산)까지 불어났다.

앞서 성남보호관찰소는 주민 반대로 이전에 난항을 겪다가 지난 4일 새벽 수정구 수진2동에서 분당구 서현동 서현역세권 업무용 건물을 빌려 기습 이전했다. 2000년 설립된 성남보호관찰소는 독립 청사를 마련하지 못하고 수진2동에서만 세 번 옮겼고 구미동, 여수동, 야탑동 등지로 이전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성남보호관찰소 이전 반대를 위한 분당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8일에도 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보호관찰소 이전 반대 집회를 열고, 성남보호관찰소의 외곽 이전을 요구했다. 주말 시위에는 1500여명이 참여했다.

학부모들은 “초중고생들이 즐겨 찾는 분당 중심상권에 보호관찰소가 들어서는 것은 아이들과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학교와 주민 시설이 없는 곳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전 계획을 미리 통보도 받지 못했을 뿐더러 다 자고 있는 새벽녘에 이전을 감행하는 상식밖의 일이 벌어졌다”며 “성남보호관찰소 업무를 다른 곳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법무부 측은 “보호관찰소는 대부분 음주, 교통사고, 상해 등의 이유로 교육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며 성범죄자 등의 흉악범은 보호관찰소 직원이 직접 방문해서 심사한다. 법적으로도 이전할 때 성남시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