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상최대 명퇴..인건비 5천억 절감(종합)

by유용무 기자
2009.12.28 15:43:31

2003년 5500명 슬림화 뒤 6천명 명퇴
"명퇴비용 8400억..인건비 연 4600억 절감"
명퇴자 65%가 50대..`신규채용 확대`

[이데일리 유용무기자] KT 직원 6000여명이 회사를 떠난다. 

KT(030200)는 28일 5992명에 대해 특별 명예퇴직(명퇴)을 실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일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03년 KT는 5500명을 명퇴시켰는데, 당시보다 400명 가량이 더 많은 것이다.

특히, 당시와 다른 건 KT노조가 사측에 먼저 제의해 명퇴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KT 측은 명퇴를 실시하는 대신 신규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KT는 이번 명퇴로 임직원수가 종전 3만7000명에서 3만1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한 때 6만명을 넘던 직원 수가 절반 정도로 슬림화된 셈.

KT 측은 무엇보다 이번 명퇴 실시로 지난 1년간 추진해온 기업 체질혁신 작업에 탄력을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명퇴가 신규 채용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컬러 역시 젊어지게 됐다.

현재 KT는 기업 규모와는 걸맞지 않게 매년 100명 안팎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내년부턴 1000명 안팎을 새로 충원할 예정이다. 이미 신사업 추진과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해 700명 규모의 신입 및 인턴사원 채용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김한석 KT 인재경영실장(부사장)은 "이번 명퇴는 느린 공룡으로 대변되던 KT가 효율적이고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컨버전스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을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인력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KT 측은 이번 인력감축으로 매년 약 4600억원의 인건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명퇴를 신청한 직원은 근속기간 15년 이상들로, 전체의 65%가 50대다.

KT 측은 이번 명퇴가 노조측에서 먼저 제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해 명퇴 신청 기준을 낮췄으며, 그 조건도 종전과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 그만큼 이번 명퇴자들에게 배려를 했다는 뜻이다.

일단, 명퇴 기준을 5년 가량 완화했다. 원래는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명퇴를 신청할 수 있었다.

또 명퇴자들에게 돌아가는 위로금 혜택과 기준도 좀 더 늘렸다. 약 2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을 특별명퇴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이동통신요금(5만원)과 집전화요금(1만원) 일부도 내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에 분기마다 실시하는 명퇴 때보다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 가량을 더 준다고 보면 된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이런 저런 비용을 합치면, 8400억원 가량의 자금이 이번 명퇴금으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또 퇴직자의 대부분이 창업 등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돼 이들에게 재테크와 사회적응교육, 창업·재취업 지원 컨설팅, 금융기관 알선 등 퇴직지원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