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신 전투기 참관…러 "美 제국주의 맞선다"(종합)

by김정남 기자
2023.09.15 14:37:13

김정은, ''유리 가가린'' 공장서 러 전투기 둘러봐

[이데일리 김정남 박종화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하바롭스크주에 도착해 전투기를 둘러봤다. 러시아 공군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리 가가린’ 공장을 찾아 전투기 조립 과정과 시험 비행을 참관했다. 이번 방러를 통해 러시아 군사기술을 어떻게든 이전 받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 제공)


김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시의 유리 가가린 공장에서 미하일 데그탸료프 하바롭스크 주지사 등과 함께 러시아가 자랑하는 최신예 전투기인 수호이(Su)-57와 신형 민간 여객기인 수퍼제트(SJ)-100의 최종 조립 과정을 지켜봤다고 로이터통신이 타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신형 전투기인 Su-35 시험 비행을 참관했다. 이 공장은 지난 1961년 4월 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 상공을 일주하면서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에 성공한 유리 가가린의 이름을 따 지어진 곳이다.

데그탸료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김 위원장의 공장 방문을 두고 “우리의 아버지들과 할아버지들은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싸웠고 우리는 미국 제국주의 야망에 맞서 북한을 지지했다”며 “오늘날 우리는 서방의 압력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4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러시아를 찾은 김 위원장은 핵심 군사 시설을 잇달아 방문하고 있다. 북러 정상은 지난 13일 러시아 우주산업 중심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둘러보고 회담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위성 개발을 돕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 받았다. 이날 전투기 생산공장을 침관한 김 위원장은 오는 16일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핵잠수함 등을 사열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방러에서 러시아 핵잠수함 기술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군사기술 협력은 아주 민감한 협력 범주에 속한다”며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고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의 비난을 의식한듯 발언 수위를 낮췄지만, 결국 속내는 허용 범위 안에서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으로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며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다음달 중으로 북한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