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조짐에도…시진핑 "中 경제 회복력 있다" 자신감
by김겨레 기자
2023.08.23 11:11:07
"높은 수준 개방 추진·시장 접근성 확대" 약속
시진핑, 브릭스 비즈니스포럼 불참…왕원타오 대독
"예고 없이 다자 회의 불참 이례적"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는 올해 초부터 긍정적인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침체 조짐에도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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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중국 경제는 강한 회복력과 엄청난 잠재력, 큰 활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 포럼에서 직접 연설할 예정이었지만 예고 없이 불참했다.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이 시 주석의 연설문을 대독했다.
시 주석은 연설문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중국의 연평균 기여도는 30%를 넘어섰다”며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제도적 우위, 초대형 시장의 수요 우위, 완전한 산업 시스템의 공급 우위, 다수의 고품질 노동자와 기업가의 인재 우위를 갖추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중국 경제라는 거대한 배는 계속해서 바람을 타고 파도를 가르며 전진할 것”이라며 “중국은 반드시 세계 경제에 더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잇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지는 등 중국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는 경고에도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시 주석은 또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은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개방을 확고히 추진하고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을 위한 부정적 요소를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 자본 기업을 국내 기업과 동일하게 대우 △시장 지향적인 경영 환경 조성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지대 네트워크 구축 △탄소 중립 추진 △경제·사회 분야 녹색 전환 등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또 미국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특정 국가가 패권 유지에 집착하고 신흥 시장과 개발 도상국을 무력화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며 “잘 발전하는 국가는 제지 당하고, 따라잡으려 하는 국가는 방해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 주석은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포럼과 만찬 일정은 불참했다. 지난 3월 러시아 순방 이후 처음 해외를 찾을 정도로 브릭스 정상회의를 중시한 시 주석이 별다른 설명 없이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호르헤 과하르도 전 주중멕시코대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은 다자 포럼에 예고 없이 불참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시 주석의 불참은 무엇인가 분명히 잘못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