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리스크에 당국 개입 경계감 커져…장중 환율, 1340원대 중심 등락[외환분석]
by이정윤 기자
2023.08.17 12:06:24
장 초반 1343원 연고점 터치 후 하락
美긴축 장기화 재확인·中 경제 위기 확산
달러인덱스 103.56 강세에 위안화·엔화 약세
외국인투자자 국내 증시서 순매도 우위
“오후 연고점 돌파 어려워…단기 고점 1355원”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 터치 후 상승 폭을 줄여 1340원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긴축 장기화가 재확인됐고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며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환율이 5거래일째 상승세다. 다만 연고점(1343원) 터치 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며 환율 상단 저항이 큰 모습이다.
1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3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6.9원)보다 3.65원 오른 1340.5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5.6원 오른 1342.5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343원을 터치했다. 이는 지난 5월 17일 연고점이었던 1343원과 같은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이후 환율은 1340원까지 내리더니 다시 한번 연고점 수준까지 튀었다. 그러다 1339.3원까지 급락해 1340원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확인되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간밤 발표된 7월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다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상승 위험이 계속 목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매파적인 FOMC 의사록에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10년물 금리는 4.26%까지 오르며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자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인 달러에 몰리며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위안화는 중국 컨트리가든 발 부동산 우려가 지속되면서 약세고, 엔화는 미국과의 금리차가 점차 벌어지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 자산을 매입하는 수요가 늘어나 하락세다. 달러가 강세인 가운데 아시아 통화들이 모두 약세를 나타내자 원화도 동조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인덱스는 16일(현지시간) 저녁 10시58분 기준 103.56을 기록하며 상승세다. 달러 강세에 달러·위안 환율은 7.33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5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가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9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3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후 환율은 연고점 이상으로 오르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당분간 미국, 중국 이슈가 해소되긴 어려워보여 단기 고점, 하반기 상단을 올려잡았다.
국내은행 A딜러는 “지난주보다 시장 분위기가 불안감이 더 커진 거 같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건 시장에서 불안한 심리가 있다는 것”이라며 “아직 경제 시스템 리스크가 나온건 아니기에 이제 (경제 위기)시작이라는 불안 심리가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1350원까지 상승한다는 건 기술적으로 의미가 없고 작년 고점인 1445원까지도 볼 수 있을 듯 하다”며 “당장 미국과 중국 이슈가 해소될 거라고 보이지 않아서 잭슨홀, 미국 8월 물가, 중국 부양책 발표 등이 우호적이라면 환율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은행 B딜러는 “현 상황에서 아래보단 위로 갈 재료가 더 있어보인다”라며 “다만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다음주 잭슨홀 미팅도 대기하고 있어서 시원하게 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 고점은 1355원까진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당초 3분기 말 전망을 1290원으로 했는데 1300원까지는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