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3.05.20 15:10:51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지난 18일 별세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의 인연은 각별하다. 고인은 병세가 악화돼 입원한 상태에서도 박 대통령의 미 의회 합동회의 연설을 시청할 정도로 박 대통령을 챙겼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은 20일 빈소를 찾은 박 대통령에게 “(고인은) 입원해 병상에서도 대통령님이 의회에서 연설하시는 것을 보셨다”고 소개했다. 고인의 장남인 기선 씨는 “8분짜리 다이제스트 나온 거 유튜브에서 다운받아서 제가 영어 부분만 보여드렸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아, 그걸 보셨어요?”라고 물었고, 기선 씨는 “네, 또박 또박 아주 잘하셨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홍구 공동 장례위원장은 “4월5일인가 청와대에서 오찬 하실 때 아주 감격해서 ‘잘들 할 것 같다’고 그러고 나오셨는데, 그 때 갔다오시길 잘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저도 그게 마지막 뵌 거”라고 답하며 아쉬워했다.
박 대통령은 유가족에게 “마음이 허전하다”며 “(고인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하신 총리님이시고, 또 (우리나라가) 5000년 가난을 벗었다고 그러는데 그 (과정에서) 남기신 발자취가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한 번의,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곧 이루겠다 마음을 먹고 최선을 다 하도록 하겠다. (그러면 고인도) 하늘나라에서도 기뻐하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또 “나라의 큰 어른이 이렇게 떠나시니까 허전하다”며 재차 아쉬움을 나타내고 “우리가 이제 나라를 더 잘 발전시키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함으로서 허전한 마음을 딛고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이) 이렇게 나라를 위해서 경제를 살리고 5000년 가난을 벗어나게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다는 생각을 하시면서 큰 위로를 받으시기 바란다”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조문록에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총리님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다.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 부녀와 대를 이어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시절 재무부 장관과 경제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경제계 1세대 원로다. 또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고, 17대 대선을 앞둔 지난 2007년 1월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경제자문단의 좌장으로 경제 정책을 가다듬었다.
박 대통령은 전일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이날 직접 조문하며 조의를 표했다. 고인은 오는 22일 영결식 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