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앞으로 인터넷 중독보다 더 심각"

by김혜미 기자
2012.05.21 15:17:58

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 발표
"스마트폰 중독,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아"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그만 교사에게 들키고 말았다. 해당 교사가 A군의 스마트폰을 압수하자 화가 난 A군은 스크루 드라이버로 교사의 손을 찌르고 말았다. 드라이버는 교사의 손을 관통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인터넷 게임 중독보다 스마트폰 중독이 더 심각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는 21일 오후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인터넷(게임) 중독이 청소년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에서 스마트폰이 인터넷보다 약 2배 가량 중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터넷 중독은 주로 남성이 많고 100명 중 10명 꼴로 나타나는 데 비해 스마트폰 중독은 주로 여성이 많고 100명 중 20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남성보다 스마트폰 중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통계 자료에서도 스마트폰 중독률은 8.4%로 인터넷 중독률 7.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의 경우에는 2.2%가, 20대의 경우엔 1.2%가 고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독'은 뇌의 특정부위 기능이 변하는 것으로, 인터넷 게임 중독은 행위중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중독자는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고 자기통제를 할 수 없으며, 건강이 악화되거나 금단현상이 나타나는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최근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고, 컴퓨터보다 접근성이 더 뛰어나다는 점에서 김 교수는 앞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 중독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의 주된 용도는 아직까진 메신저 앱을 통한 채팅이 65.1%로 대다수"라면서도 "하지만 게임도 일반사용자와 중독자의 용도에서 각각 22.9%와 36.3%를 차지한다.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스마트폰 중독이 게임 중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는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인한 증상과 공격성 발달 등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가정에서 자녀가 인터넷 중독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초기 지표는 잦은 거짓말과 PC방 출입 빈도 등이며, 부모에게 심한 욕설을 하거나 폭행을 가하는 경우는 중독 정도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독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정신과 치료 등이 행해지지만, 치료 효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