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재벌, 조세피난처 법인 증가…"탈세 의도 없어"

by서영지 기자
2011.06.22 15:27:44

조세조약 미체결국 법인 전년比 18.4% 증가
기업 "일상적인 판매 활동 위한 것…사업보고서에도 명시"

[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한국과 조세조약을 맺지 않은 국가에 30대 재벌그룹의 해외법인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벌닷컴은 총수가 있는 30대 그룹의 해외법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1942개로 작년 1812개보다 7.2% 늘어났다고 22일 밝혔다.

이 중 조세조약 미체결국에 있는 법인은 141개에서 167개로 18.4% 증가했다.

작년 6월 말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77개국과 조세조약을 맺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케이만군도와 버진아일랜드· 마셜군도 등 조세피난처 국가와는 조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조세피난처란 법인의 실제 발생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해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국가나 지역을 뜻한다. 따라서 기업의 돈세탁 또는 비자금 은신처로 이용되기도 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30대 재벌 중 롯데그룹은 작년 29개보다 4개 증가한 33개로 조세조약 미체결국에 법인이 가장 많았다. 케이만군도에 2개, 버진아일랜드와 모리셔스에 각각 1개 신설했다.



두 번째로 조세조약 미체결국에 법인을 많이 둔 기업은 삼성. 올해 7개가 늘어난 30개로 이 중 4곳은 조세조약 체결을 앞둔 홍콩에 세워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해외 생산 활동이라든지 판매가 다른 그룹에 비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조세조약 미체결국에도 법인이 많이 생겼다"며 "일상적인 판매 활동을 하려고 세운 것이지 조세를 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3개에서 올해 21개로 8개 증가했다.

이에 대해 LG그룹 관계자는 "LG전자(066570)는 파나마 판매 법인은 실제 전자제품 판매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으며, LG상사의 마샬군도에 있는 법인은 자원개발탐사를 목적으로 설립한 투자법인"이라며 탈세 의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보고서에도 해외법인이 전부 명시되는데, 어느 기업이 탈세 의도를 가지고 보고서에 명시하겠냐"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