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한나 기자
2005.09.06 16:22:52
제프리 페퍼 교수 `2005 산업혁신포럼`서 주장
"인적자원·조직문화 관리가 기업 성패 가르는 핵심"
"열린 노동시장 조성해야..경영자-노동자간 의사소통 중요"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인적관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제프리 페퍼 미 스탠포드대 교수는 6일 "인적자원의 관리가 미래 기업들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키워드"라며 "국적과 성별, 연령 등에 관계없이 우수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기업의 성공을 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에 참석한 국내 기업 경영자들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교육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없으며, 더많은 해외 인재들을 받아들이고 이들과의 교류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페퍼 교수는 이날 산업자원부가 주최하는 `2005 산업혁신포럼`에 참석, 주제발표를 통해 "숙련된 노동력과 창의적 아이디어, 조직에 대한 자부심 등 인적자원은 기술이나 자본처럼 다른 기업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같은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관리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페퍼 교수는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국가와 기업의 보다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좋은 직장을 직원들에 제공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한편 직원들에 소요되는 자금을 비용 아닌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며 "국가는 직접적 재정지원과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유도 등으로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오늘날과 같은 강대국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전세계에서 공급된 노동력을 차별없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열린 노동시장(open labor market)`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퍼 교수는 또 더 많은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적 사회적 지원이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든 국가든 성(性)에 의해 활동을 제한해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성에 관계없이 우수한 인재라면 우선적으로 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페퍼 교수는 또다른 기업혁신 과제로 `조직문화 관리`를 꼽았다. 그는 "경영자와 노동자간 의사소통이 잘되는 기업일수록 성과가 크다"며 "최고 경영자들은 정보와 지식을 독점할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 팀내 사람들이 습득한 정보와 지식을 근거로 직접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보장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업이 직원에 더 많이 투자하면 할수록 직원들의 기업에 대한 기여도 또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 참석한 석준형 삼성전자 LCD총괄 부사장은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을 30~40년정도로 봤을 때 삼성전자는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며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기술혁신은 필수며, 혁신의 핵심은 창의적 인재"라고 말했다.
석 부사장은 "국내에서는 마땅한 인재를 구하기 어려워 해외에서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교육체제를 개선하고 혁신하는 쪽에 적극 나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소수의 창의적 인재가 수천명의 일반 직원보다 더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재들이 자유롭게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웅 다음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미국의 경쟁력이 유연한 노동시장에서 비롯됐다는 페퍼 교수 견해에 동의한다"며 "한국에 기반을 두고, 한국적 문화에 익숙한 국내 기업들이 외국 인재들을 영입하고 이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에 익숙치 않은 것이 국가 경쟁력 확보에 큰 장애"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내 기업들이 전세계 우수 인재들과 어떻게 공동작업을 벌이고, 여기서 얻어진 성과를 어떻게 공유하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