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프리뷰-7일)밀려오는 호재, 숨어있는 악재

by박소연 기자
2001.12.07 17:35:13

[edaily] 7일 미국증시는 "호재만발"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풍성한 재료를 들고 출발한다. 6일 미국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약보합, 나스닥지수는 강보합권에서 마감돼 큰 볼거리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장 마감쯤 팍팍한 증시를 비집고 나온 것은 업계를 대표하는 선두주자들의 한결같은 "낙관론"이었기 때문이다. ◆ 이번에는 진짜? 우선 6일 정규 장 마감후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 점유율 최대라는 타이틀을 자랑하는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 수요가 예상보다 높다면서 4분기 매출 전망치를 62~68억달러에서 67~69억달러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였던 66억달러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텔과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즈(AMD) 역시 4분기의 매출증가율이 분기대비 10%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4분기 적자폭도 3분기보다 줄어들 것이라면서 내년 2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게다가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회계 2분기 수주량이 기대치와 일치한다고 밝힌 상황. 세 업체 모두가 우연히도 같은 날 이구동성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회복논의에서 가장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SD램 가격까지 급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는 반도체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주요 종목들이 5~7% 정도의 높은 상승폭을 그리는 가운데 한국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가 각각 4.01%, 3.09% 올랐고 일본증시에서는 도쿄 일렉트론이 0.67%, 어드밴테스트가 1.51% 올랐고 교세라가 1.03% 상승했다. 대만에서는 세계 수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반도체(TSMC)가 2.40% 올랐으며 메모리칩 업체인 윈본드 전자도 6.47% 급등했다. ◆ 돌다리도 두들겨라 그러나 이같은 반도체의 랠리가 투기성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가 기준가를 10% 올리긴 했지만 지금까지 반도체 가격이 원가 이하를 밑도는 상황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어 온 상황인데다 내년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거시적 전망도 어느 정도 세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경제를 회복시킬 또하나의 큰 관건은 "소비"다. 한달동안 기다려왔던 "지표 중의 지표"인 실업률이 꺽어질 경우 호재를 깨끗히 쓸어내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블룸버그 통신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5년반만의 최고치인 5.6%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5.4%를 기록해 96년 5월 이후 최고수준까지 올라섰다. "실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기의 앞과 뒤를 매우 집약적으로 응축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경기둔화로 고용시장이 악화돼 실업이 발생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실업은 "경기 후행지표"지만 일단 실업이 발생하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잠그고 돈이 돌지 않는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가 추가로 악화될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경기 선행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실업률이 동부시각 오전 8시30분 발표될 예정이다. 증시가 실업률 악화 소식에 민감하지는 않을 수 없는 법이다. 실업률이 호전될 경우에는 오히려 증시가 고개를 쳐들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악화될 경우의 대비책도 생각은 해두어야한다. 이밖에도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 소비자 신용대출동향 등 소비심리를 짚어내는 지표들이 역시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선물지수도 신중한 모습이다. 한국시각 오후 5시30분 현재 S&P 500 지수선물 12월물은 이시간 0.09포인트 하락한 1167.60포인트를 기록중이며 나스닥 100 지수선물 12월물은 3.00포인트 상승한 1727.00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