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TSMC '단타' 매각은 "지정학적 요인 때문"

by장영은 기자
2023.04.12 10:52:44

TSMC 매각 당시 지정학적 긴장 고려
"버크셔 자본 투입하 더 나은 투자처 있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버크셔) 회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MSC 지분을 단기간에 대량 매각한 이유로 지정학적 긴장을 꼽았다.

(사진= AFP)


버핏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TSMC는 잘 관리되는 회사”라면서도,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이 지분 대량 매각을 결정할 때 “고려사항이었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TSMC는 해당 분야에서 압도적인 이익을 내고 있으며 경영 상황도 좋지만 버크셔가 자본을 투입할 더 나은 곳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버크셔는 지난해 3분기에 TSMC 주식을 41억달러어치 매입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버크셔가 공개한 주식소유현황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에 TSMC 보유 지분의 86.2%를 매각했다.

당시 가치 투자의 대가로도 정평이 난 버핏이 대규모로 사들인 주식을 3개월 만에 판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니 황 타이신증권 부사장은 로이터통신에 “버크셔가 한 분기 만에 보유주식을 이렇게 많이 줄인 것은 놀랍다”며 “장기 투자를 하면서 꾸준히 보유 지분을 늘리던 기존 방식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대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 하지만 현 대만 정권은 자치권을 확대하려 해 양안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동하면서 중국이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서는 등 긴장감이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