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원장 "대출금리 점검, 반시장적 아냐"

by노희준 기자
2022.12.07 12:23:24

7일 연구기관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흥국생명 사태처럼 ''외부효과'' 창출될 수 있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춘 단기적 제한적 입장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최근 당국의 은행권 대출금리 점검과 관련 “반시장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가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금융당국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외부효과란 개인이나 기업 등 개별 경제 주체 활동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편익이나 비용을 발생시키고 보상이나 가격 지불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시장실패의 대표적 원인이다.

이 원장은 “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통한 가격 결정기능에는 개입을 안 하는 게 맞다”면서 “예금 금리, 대출 금리에 대한 우리 견해를 밝히는 게 개입으로 보일 수 있다는 데 인식이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흥국생명처럼 개별 경제주체의 나름의 합리적 결정이 시장에는 다른 형태로, 경제에서 말하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줄 수 있다”며 “경제 주체들이 급한 마음에 대기업들의 가수요성 유동성 확보라든가 금융기관 사이에서도 여러가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일종의 런(run자금의 대량인출·이탈현상)이 있을 수 있다면 외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기 금융시장이 조변석개(자주 고침)할 정도로 바뀌고 있어 그 상황에 맞는 단기적, 제한적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당국의) 다른 입장을 밝힐 기회도 있을 것이다. 연말 연초 관리 상황을 보자”고 언급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상호금융까지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대출금리 상승 추이를 주 단위로 살펴보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사실상의 인상 자제에 대한 압박이라는 시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