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고위급회담 '파투' 놓은 北…시장 '긴장'
by김정현 기자
2018.05.16 08:52:29
15일 역외 NDF 1079.5/1080.0원…6.60원↑
|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 16일 오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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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0원 후반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 장중 1080원대로 레벨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간밤 금이 갔다. 이날 새벽 3시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한·미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맹비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도 남조선 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 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북·미) 수뇌상봉(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를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의 시기와 일정이 확정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 선언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은 한국물 자산과 원화의 가치를 높이고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구심이 든 것이다.
반응은 외환시장에서부터 나타났다. 원화 가치가 큰 폭 하락했다. 간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9.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감안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3.80원)와 비교해 6.6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것이다.
원화 가치는 주요국 통화들 대비 큰 폭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0.9%께 하락했다. 같은 시간 일본 엔화와 유로화, 중국 위안화 가치는 각각 0.6%, 0.7%, 0.4% 내린 데 그쳤다.
최근 가뜩이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하며 여타 주요국 통화들의 가치가 위축되는 와중이다. 간밤만 해도 그랬다. 10년물 금리는 3%를 훌쩍 넘으며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올바른 일”이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차기 뉴욕 연은 총재는 “올해 3~4회 인상 경로는 합리적”이라고 했다.
원화 가치는 미국 국채 금리 급등세와 북한발(發) 불확실성이라는 ‘더블 악재’를 만난 셈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다만 북한발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북한의 이번 결정이 미국에 대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있고, 북한 비핵화 등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있어서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조치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통보 받은 게 없다”며 “우리는 (북·미 정상) 회담 준비를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