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기상도, 車·섬유 `화창`..전자·철강 `구름 약간`

by윤종성 기자
2011.10.13 14:24:07

발효 즉시 관세 철폐되는 섬유·車부품 최대 수혜주 꼽혀
이미 무관세 조선·철강, 우회 수출 전자업계 영향 적을 듯

[이데일리 산업부 기자]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섬유 등 그 동안 관세 장벽에 부딪혔던 수출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미국과 교역물량이 늘어나게 되는 만큼 항공과 해운 등 물류부문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멕시코 등 무관세 국가를 통해 우회 수출하고 있는 전자업계나 대미 수출이 많지 않은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혜택이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조선, 철강 업종도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의 발효로 가장 큰 이득을 보게 될 곳은 섬유와 자동차 부품업계가 될 전망이다. 발효 즉시 1300여개 제품 중 상당수가 즉시 관세 철폐 혜택을 보는 섬유업계는 한-미 FTA 의 최대 수혜업종이다.
 
섬유산업연합회는 "최대 32%에 이르는 관세 철폐로 일본, 캐나다, 대만, 중국, 멕시코산 등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개선돼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연간 1억8000달러 규모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FTA 발효 즉시 2.5%~4%의 관세가 사라지는 자동차 부품업계도 `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최문석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수출전시팀장은 "올해 1~8월까지 자동차부품의 30만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를 이뤘다"며 "한미 FTA가 발효되면 여기에 최소 20% 이상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업계 역시 미국이라는 큰 시장이 열리는 데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용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장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의 10배 규모인 1500만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고 경쟁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교역물량 증가는 항공과 해운 등 물류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화물 물동량은 미주 지역이 가장 높다"면서 "수출입 물량 증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전자업계와 정유석유화학, 조선, 철강 업종 등은 한미 FTA 체결에 따른 혜택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 등 전자업계에서는 한미 FTA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북아메리카자유무역연합(NAFTA) 협정을 맺은 멕시코에서 제품을 생산해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제품의 경우에도 수출 관세가 적은 탓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휴대폰은 이미 무관세이며,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관세도 1~2%로 크지 않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업에 큰 영향을 줄 변수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미국과의 교역 활성화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화학 업계 역시 FTA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원유나 석유제품 물량이 거의 없는 데다, 항공유 등 일부 대미 수출제품의 경우에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견해다.

대부분의 품목에서 이미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조선· 철강업계도 사실상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미 FTA는 13일 미국 의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한국 국회의 비준만을 남겨 놓게 됐다. 지난 2007년 6월30일 양국이 협정에 공식 서명한 지 4년 3개월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