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 자산운용업 투자 늘린다

by이진철 기자
2008.09.17 16:16:01

대기업 자통법 앞두고 자산운용사 진출러시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중견그룹의 자산운용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일시멘트가 자산운용업 강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003300)는 최근 군인공제회가 보유하고 있는 칸서스자산운용 지분 22%를 32억원 가량에 인수해 보유지분을 기존 9%에서 31%로 늘렸다.

이에 따라 한일시멘트는 칸서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일시멘트의 특수관계자인 허서연·허서희씨가 칸서스자산운용 지분을 각각 9.5%씩을 보유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한일시멘트측 보유지분은 50%를 확보하게 됐다. 군인공제회는 칸서스자산운용 보유지분이 기존 40%에서 18%로 낮아져 주요주주로 변경됐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칸서스자산운용의 설립주주로 참여했고, 이후 영업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 군인공제회의 보유지분 일부를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지분확대로 칸서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구체적인 경영참여 계획은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칸서스자산운용 관계자도 "한일시멘트측과 부동산펀드를 비롯해 일부 자금의 운용 등 사업관계가 있지만 그동안 대주주의 간섭없이 독립경영으로 회사가 운영됐다"면서 "이번에 대주주가 바뀌었지만 경영진 등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의 김영재 회장은 회사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피닉스자산운용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기존 100억원에서 201억원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피닉스자산운용은 최대주주가 보광그룹 오너의 친인척 관계인 김태복 피닉스자산운용 부회장과 그의 부인으로 변경됐다. 업계는 피닉스자산운용이 지배구조를 명확히 함으로써 보광그룹 오너일가 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계 6위의 GS그룹이 설립한 첫 금융회사인 GS자산운용도 지난 7월 설립 이후 첫번째 주식형 공모펀드 상품인 `GS골드스코프주식투자신탁1호`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GS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비상장사인 위너셋(옛 곤지암리조트)로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으며,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1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참여했다.

GS자산운용은 GS그룹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운용사인 `피델리티`와 `뱅가드`와 같이 고객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자산운용회사로 거듭 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밖에 지난달 델타투자자문에서 자산운용사로 새로 출범한 LS그룹 계열의 LS자산운용도 본격적인 영업준비에 나서는 등 대기업들의 자산운용업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대기업들의 내부자금 및 금융 인프라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자산운용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산운용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도 차별화된 전략의 여부에 따라 향후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