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특혜 뒷거래' 박범훈 전 수석·박용성 전 회장 기소

by박형수 기자
2015.05.22 12:47:45

박 전 수석, 캠퍼스 통폐합 등 중앙대 역점사업 특혜 제공 박 전 회장, 1억 상당 뇌물 준 혐의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청와대 재직 당시 교육부 고위 관료에게 외압을 넣어 중앙대학교 중점 사업을 시행하는 데 특혜를 제공한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혜에 대한 대가로 각종 편의를 제공한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도 재판을 받게 됐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는 박 전 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박 전 회장에 대해선 뇌물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청와대 재직 당시인 2011∼2012년 중앙대 본교와 안성캠퍼스 통합, 교지 단일화, 적십자간호대 인수 등을 원활하게 추진해달라며 교육부 고위 관료에게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중앙대는 본·분교 통폐합 승인조건으로 약속한 교지확보율을 지키지 못해 행정제재가 불가피했다. 박 전 수석은 2012년 7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중앙대에 대한 행정제재 처분을 종결하도록 교육과학기술부 담당 과장 등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대는 박 전 수석의 덕분에 안성·흑석동 캠퍼스를 하나의 교지로 승인받았고, 1150억원 상당의 교지매입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흑석동 캠퍼스 정원도 660명 늘렸다.



박 전 회장과 두산 측은 박 전 수석에게 1억여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수석은 2011년 3월부터 지난해 7월 사이 두산타워 상가를 임차받아 6314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공연협찬금 3000만원과 현금 500만원, 200만원 상당의 상품권도 챙겼다.

박 전 회장과 박 전 수석은 각각 중앙대 이사장과 총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 우리은행과 10년짜리 주거래은행 계약을 맺으면서 받은 100억원을 교비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편입해 대학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법인회계에서 지출해야 하는 법인부담금과 법인직원 인건비 60억원을 교비회계에서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두 사람에게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된 이유다.

박 전 수석은 2008년 7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자신의 토지를 기부해 경기 양평군에 중앙국악연수원을 건립하면서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양평군으로부터 보조금 2억3000만원을 더 타낸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과 공모한 혐의로 중앙대 상임이사를 지낸 이태희(63) 전 두산 사장과 이성희(61) 전 교육비서관, 구모(60) 당시 교육부 대학지원실장도 불구속 기소했다. 정원을 허위로 이전해놓고 이를 숨기려고 수업진행확인서와 전자결재문서를 위조한 중앙대 전 기획관리본부장 황모(57)씨 등 3명도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