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지나야 아파트값 조정 본격화될 듯

by이진철 기자
2005.09.12 16:53:41

강남권 초기재건축 호가하락세 지속.. 매수문의 끊겨
일반아파트 매도자, 아직은 관망.. 8.31대책 제도화 `변수`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8.31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초기 재건축단지의 호가 하락세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반아파트는 여전히 매도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어 8.31대책의 효과가 아파트값의 대세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주공, 강동구 고덕시영과 둔촌주공, 송파구 가락시영 등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은 8.31대책 발표이후 급매물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개포동 주공3단지 15평형은 3000만~3500만원 떨어진 7억8500만~8억5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2차 13평형도 대책발표전 최고 5억5000만원까지 호가하던 가격이 현재 4억8500만~5억원선으로 하락했다. 또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 18평형은 한주사이 2000만원 가량 떨어진 6억~6억4000만원을 형성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없어 앞으로 가격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8.31대책이후 강남권 초기 재건축단지들이 가격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에는 정부가 재건축에 대한 규제완화를 당분간 검토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담보대출 축소에 이어 입주권 과세방침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포동 신성부동산 관계자는 "전체적인 거래분위기는 8.31대책 이전과 변화가 없지만 일부 재건축 보유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아직은 매물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석이후 가격이 좀더 빠져야 거래가 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반아파트의 경우는 매도-매수 문의가 뚝 끊긴 가운데 아직까지 가격하락이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이나 대치동 등 중대형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권 주요 지역들은 가격이 하락한 신규매물이 나오지는 않는 상황에서 기존에 팔려고 나와있던 매물만이 거래를 위해 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압구정동 뱅크공인 관계자는 "압구정동 현대 32평형의 경우 대책발표후 호가가 1억원가량 떨어졌지만 이는 다주택자가 기존에 내놓은 매물의 가격을 하향조정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아직은 호가를 이처럼 낮춘 신규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추석연후가 지나봐야 본격적인 매물출시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신천동 진주공인 관계자도 "8.31대책 발표 이전의 하락한 가격에서 아직은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며 "아파트값이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지만 매도문의가 없는 것을 봐서는 아직까지는 관망세가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추석연휴가 지나고 종합부동산세, 1가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실거래가격 조사시스템 도입 등이 구체적으로 제도화가 확정된 후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매수세가 끊긴 상황에서 매도자들도 지금 매물을 내놔야 거래가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동산대책의 제도화를 지켜보고 팔겠다는 관망세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대책 입법화가 완료된 연말부터 아파트시장의 대세하락 국면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