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05.03.02 15:45:07
공시지가 평균 26% 상승에 내년 실거래가로 세부담
거래세는 물론 보유세 부담 크게 늘어.. 거래위축 불가피
[edaily 이진철기자] 내년 1월부터 부동산 거래시 실거래가 과표로 취득·등록세 등의 세금을 내야 하고 전국 땅값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올해 평균 26.25%나 급등하면서 부동산 세금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중개 및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내년 1월부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되고 이에 따라 취득·등록세의 과표가 실거래가의 80~90%인 기준시가에서 실거래가로 상향조정돼 세금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가 평균 26.25% 상향 조정됨에 따라 이를 토대로 산출되는 개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매겨질 각종 세금도 크게 오르게 됐다. 특히 올해 새로 도입되는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재산세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련 세금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오를 전망
실제로 올해 당장 공시지가가 크게 오름에 따라 취득·등록세와 양도세, 토지분 재산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산세의 경우 작년까지는 고시일이 과세기준일(6월1일)보다 늦어 전년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부과됐지만 올해는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따라 지자체가 산정하는 개별 공시지가가 예년보다 한달 앞당겨진 5월31일 고시돼 재산세가 올해 상승한 공시지가로 매겨진다.
결국 올해 재산세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인상된 공시지가를 적용받게 된다. 2003년도 공시지가가 100만원이라고 했을 때 작년 평균 상승률(19.56%)을 적용한 작년 공시지가는 119만5600원이 되고 여기에 올해 평균 상승률(26.25%)을 적용하면 150만9400원이 된다. 다만, 정부가 재산세 증가 상한선을 50%로 정했기 때문에 재산세가 50% 이상 증액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취득·등록세나 양도소득세도 보유기간이나 양도차액에 따라 세율이 달라 정확한 인상률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큰 폭의 상승이 불가피하다. 가령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136㎡ 대지의 개별공시지가가 전년대비 26.25% 상승했다고 가정할 때 작년 1월 ㎡당 122만원에서 올해는 ㎡당 154만원이 된다.
이를 적용하면 2003년 취득해 올 6월 매도할 경우 공시지가 인상전에는 취득·등록세를 763만원에서 인상후에는 27% 오른 963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양도세도 공시지가 인상전에는 821만원에서 인상후에는 2563만원으로 177%가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토지투기지역의 경우 현재 양도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고 있어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영향은 없다.
아파트 등 주택의 경우도 내년부터는 과표가 실거래가로 상향조정돼 거래세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롯데캐슬 38평형의 올해 매입할 경우 기준시가가 4억4950만원으로 취득·등록세는 1798만원을 부담한다. 하지만 내년에 매입할 경우 실거래가인 5억3000만원이 적용돼 세금이 2120만원으로 올해보다 15.2%가 늘게 된다.
양천구 신정동 신트리1단지 21평형의 경우도 올해 매입하면 기준시가 1억1250만원이 적용돼 세금을 427만원 부담하지만 내년엔 과세기준이 실거래가인 1억5000만원으로 상향조정돼 납부해야 할 세금은 570만원으로 올해보다 25%가 증가한다. 주택거래신고지역의 경우엔 현재도 과세표준이 실거래가이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의 세금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도 거래위축 불가피.. 정상적 거래활성화 위한 세율 인하필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처럼 세부담이 커지면 투기적인 거래가 다소 줄어들어 부동산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집값이 오를 때에는 세금증가분을 매수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그 부담이 매도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특별한 개발호재가 없는 아파트의 경우는 세부담 증가가 수익률 저하 및 단기거래를 막아 투자메리트를 잃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최근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세금부담을 걱정해 부동산 거래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일반 실수요자나 적은 금액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내년부터 부동산 관련 세금부담이 크게 늘면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켜 부동산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취득·등록세 등 세율을 내리는 등 새로운 부동산 과세관련 법률이 시행되는 것과 동시에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