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1100만명이 이용하는 곳"…블랙스톤, 英 지역공항 품었다

by김연지 기자
2025.04.03 10:18:36

블랙스톤, 英 지역공항 운영사 ''AGS'' 지분 22% 인수
글래스고·애버딘·사우샘프턴 공항 운영
뚜렷한 성장 가능성&장기 수익 창출력에 4500억원 베팅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 공항 투자에 대한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운용사 블랙스톤이 영국의 주요 지역공항을 운영하는 ‘AGS 공항그룹’을 품었다. 인프라 투자에 힘을 싣고 있는 블랙스톤은 이번 투자로 운송 인프라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지리적으로도 투자 활동을 확대하게 됐다.

(사진=픽사베이 갈무리)
3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공항 운영 전문 기업 ‘아비얼라이언스’로부터 영국 AGS 공항그룹 지분 22%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투자는 블랙스톤 산하의 인프라 투자 부문이자 교통과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블랙스톤 인프라스트럭처’에서 진행한 것으로, 인수가는 2억 3500만파운드(약 4480억원)다.

AGS는 영국 글래스고 공항과 애버딘 공항, 사우샘프턴 공항을 소유 및 운영하는 기업으로, 연간 1100만명 이상의 승객을 수용하는 영국의 주요 운송 인프라다. 런던 히드로공항이 전 세계 항공 네트워크의 중심지라면 AGS는 영국 전역 지역 항공 연결망을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인수는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항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인프라 투자에 있어 공항은 항공사와 승객, 상업시설로부터 지속적인 수입을 올린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자산으로 통한다. 이 중 영국 주요 공항은 세계 항공 네트워크 중심지이고, 항공사 네트워크와 승객 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점에서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으로 꼽혀왔다.



블랙스톤의 AGS 인수는 △블랙스톤의 영국 항공산업 진출 △영국 항공산업 성장 지원 △장기 인프라 투자 강화 등의 측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 블랙스톤은 영국의 항공 산업에 진출하면서 인프라 투자 범주를 확대하게 됐다. 블랙스톤은 기존에도 도로와 항공, 디지털 인프라 등 글로벌 인프라 자산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회사는 앞서 세계 최대 유료 도로 운영사 먼디스와 세계 최대 민간 항공 터미널 네트워크인 시그니처 애비에이션, 로마 피우미치노 및 치암치노 공항 운영사 등에 투자한 바 있다.

무엇보다 블랙스톤은 수많은 공항 그룹사 중에서도 영국의 AGS가 성장 가능성이 뚜렷하다고 봤다. 여타 공항 대비 다양한 항공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최근에는 대형 항공기 수용을 위해 시설 개선에 나서고, 신규 노선을 확장하는 등 다양한 수익 창출 기회를 열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GS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인프라 투자처로 적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랙스톤이 영국 공항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공항을 운영하는 AGS는 블랙스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철학과 결이 맞는 포트폴리오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공항으로 운영하면서도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종의 기회 자산인 셈이다.

블랙스톤 측은 성명을 통해 “운송 부문은 지속적인 여행 성장세를 고려할 때 블랙스톤의 핵심 투자 테마 중 하나”라며 “AGS의 성장을 지원하고 영국 내 공항 인프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