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중 유동성 25.6조 급증…8개월래 최대 늘어

by최정희 기자
2023.09.13 12:00:00

한은, 7월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정기예·적금 11.8조로 석 달 째 증가세
1년짜리 정기예금 3.76%서 3.81%로 올라
M1, 전월비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1년 8개월래 최대폭↑
''세금 납부''로 수시입출식 예금 석 달 만에 증가

서울 시내 저축은행(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시중 유동성 자금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7월엔 한 달 만에 26조원 가량이 급증, 작년 11월 이후 8개월래 최대폭 증가했다.

정기 예·적금 금리 상승으로 석 달째 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세금 납부를 위해 수시입출식 예금으로도 자금이 석 달 만에 증가한 영향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7월 광의통화(M2, 계절조정계열·평균잔액)는 3820조6000억원으로 한 달 새 25조6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11월 34조6000억원, 0.9% 증가한 이후 최대폭 증가세다. 6월 18조원, 0.3% 증가한 것에 비해서도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M2는 현금통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M1(협의통화)에 2년 미만 정기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등을 더한 것이다.

상품별로 보면 정기예·적금이 11조8000억원, 0.7% 증가했다. 5월 0.2%, 6월 0.6%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석 달 연속 증가하되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예금은행 1년짜리 정기예금 수신금리가 6월 평균 3.76%에서 7월 3.81%로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부가가치세, 재산세 납부를 위한 결제성 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전월 1조원 감소에서 7월 8조4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석 달 만에 증가 전환이다. 반면 금융채는 은행채가 순상환되면서 7조4000억원 감소했고 금전신탁 역시 기업의 은행 신탁을 중심으로 1조4000억원 감소세를 이어갔다.



출처: 한국은행
한은 관계자는 “M2 증가의 가장 큰 덩어리는 정기예·적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인데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은 세금 납부를 위한 일시 요인으로 증가한 만큼 8~9월까지 이러한 증가 흐름이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요구불 예금 중심으로 13조원 급증했다. 기업은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9조9000억원 늘어났다. 기타 부문은 2조1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8000억원 소폭 감소했다.

M2는 전년동월비(원계열 기준)로 보면 2.5% 증가했다. 전월(2.2%)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M2는 2021년 12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세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19개월 만에 증가폭 확대로 전환됐다.

협의통화(M1)는 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 1188조9000억원으로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이 모두 늘어 전월비 13조2000억원, 1.1% 증가세로 전환됐다. M1은 작년 6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하며 역대 최장기간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나 이번에 14개월 만에 증가로 바뀌었다. 2021년 11월 1.3% 증가한 이후 1년 8개월래 최대폭 증가다. M1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요구불예금(1.2%), 수시입출식 예금(1.3%)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는 각각 작년 5월(1.0%), 2021년 10월(1.3%) 이후 최대폭 증가를 보였다. M1은 전년동월비로는 12.2% 감소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월(-14.0)보다는 감소폭이 축소됐다.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은 전월비 0.7% 증가했다. 작년 1월(0.7%) 이후 최대폭 증가이자 전월 0.1%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 유동성(L·말잔)은 0.1% 증가했다. 7개월 연속 증가이지만 전월(0.5%)보다는 증가폭이 축소된 것이다. Lf와 L은 각각 전년동월비 2.9%, 2.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