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발질·배신으로 난장판 된 의정부 정치권…시민들 신뢰 바닥

by정재훈 기자
2022.11.25 14:59:22

국힘 의정부을 당협, 시의원 허위경력 고발
알고보니 해당 시의원 ''개명''…팩트체크 부실
위원장 공모에 자신 지역구 내팽게친 경우도
의정부을 전직 의원들 갑 위원장 공모 접수
"시민위한 의정활동 없어…입신양명만 추구"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의장 자리를 놓고 삐걱거렸던 의정부시의회의 일탈로 시작된 지방선거 이후 의정부지역 정치권이 최근에는 시민들의 일반적인 정서와 맞지 않는 몇몇 정치인들의 기행 때문에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2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정부을 당협위원회는 지난 23일 의정부지방검찰청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지호 의정부시의회 의원을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고발했다.

당협위원회는 고발장에 김지호 시의원이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학술 과정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적이 없었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적도 없었으며 관련 논문이나 연구경력이 없음에도 법률사무나 법학에 관해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선거벽보, 선거공보 등에 공표했다고 적시했다.

실제 김지호 의원은 선거벽보에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법학석사)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과정 수료 등의 경력을 기재했다.

당협위원회는 김 의원의 이같은 학력 사항이 허위라고 주장한 셈이다.

하지만 김지호 의원은 즉각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고 본인이 2020년 11월 2일 ‘김웅선’이라는 이름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한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김웅선으로 표기된 자신의 여러 학력증명서를 공개했다.

사실상 국민의힘 의정부을 당협위원회가 김지호 의원의 개명 전 이름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고 김 의원의 경력이 허위라고 고발하면서 망신을 자초한 셈이 되고 말았다.

최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팩트체크를 생략한 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변호사 30여명을 동반해 술자리를 가졌다고 의혹을 제기한 이후 경찰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사건과 일맥상통하는 셈이다.



(사진=의정부시의회)
뿐만 아니라 지난 18일 마감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공모에 현재 공석인 의정부갑 지역에 접수한 인물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현재 의정부갑 위원장 공모에는 총 11명이 신청했다. 이중 의정부시의원 및 도의원을 지낸 A·B씨와 전 당협위원장 C씨가 시민들 사이에서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의정부을 지역에서 재선한 A 전 시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의정부시장 경선에 참여했지만 낙마했다. 지난 2018년에는 의정부을 당협위원장에 도전했다가 떨어진 경력도 있다.

전직 도·시의원을 지낸 B씨 역시 의정부을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하다 이번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공모에 의정부갑 지역구에 지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의정부을에서 정치활동을 한 A·B 전 의원이 갑자기 지역구를 옮겨 의정부갑 위원장 자리를 노리는 것에 대한 비난여론이 크다.

아울러 C 전 당협위원장 역시 2017년 이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내다 2018년 지방선거의 시장 후보 경선 탈락 이후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경력에다 지난해에는 당협위원장에 도전해 고배를 마셨고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컷오프된 이후 다시 이번 의정부갑 지역 당협위원장 공모에 지원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의정부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장 선출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과 연합해 당내에서 합의한 의원 대신 당내 다른 시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는 일이 벌어져 여기에 관여한 3명의 시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으로부터 제명 등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는 시민들 사이에선 당리당략도 모자라 개인의 입신양명만을 추구하는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지역의 한 정치인은 “더이상 일부 정치인들의 일탈행위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물들이 시민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주고 있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정치인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로 시민들을 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