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자금수혈 난항…당정, 자구책 마련 촉구(종합)

by강신우 기자
2016.09.13 10:31:05

임종룡 “대한항공, 한진에 600억 지원 장담 못 해”
이정현 “한진에 자구책 마련토록 모든 책임 물어야”
유일호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 없이 혈세투입 없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한진관련 물류대책 당정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자 (오른쪽부터) 임종룡 금융위원장,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고윤화 기상청장,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이 경청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누리당과 정부는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 사태 해소를 위해 한진해운·한진그룹에 “뼈를 깎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정은 물류대란이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대한항공이 조건부 담보로 한진해운에 대여키로 한 600억원의 최종 지원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무책임한 혈세 투입은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우선 한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새누리당은 △거점항만별 압류금지명령(stay order) △운송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대체 선박 확보 △화물·선박상황 정보 24시간 제공 △선박 고립 선원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생필품 공급·건강상태 점검·비상시 대응체계 구축 등의 대책마련을 재차 강조했다. 여기에 한진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수출화주·협력업체 등에 대한 지원대책과 부산 등 해운 연관산업이 집중된 지역의 고용조정 대책 마련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정현 당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이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유일호 경제부총리·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당정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한진관련 물류대책 당정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에 의견을 같이했다.

임 위원장은 대한항공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에 있는 한진해운 소유의 터미널을 조건부 담보로 600억원을 대여키로 한 것과 관련해 “(최종 지원)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대한항공 이사회가 지원을 결정하면서 ‘담보를 먼저 취득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며 “이 절차를 밟고 있는데 상당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라고도 했다.



대한항공에서 롱비치터미널의 한진해운 보유분 54%를 먼저 확보하는 조건으로 600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는데 이 지분이 6개 해외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힌데다 나머지 지분 46%를 보유한 세계 2위 해운사인 MSC의 동의도 필요해 실제 대여까지 상당기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물론 최종 대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임 위원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재출연과 관련해 “조 회장이 개인 출연하겠다고 한 400억원은 확정돼 조달됐다”며 “최 전 회장은 어제 사재출연을 약속한 것이라 조만간 빠른 시일 내에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한진이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고 누가 봐도 ‘안됐다’ 싶을 정도의 동정이 가게끔 노려을 해야지 이런 식으로 타이밍을 다 놓쳐가면서 방치를 하면 되겠느냐”며 “정부는 적어도 수백조원의 공적자금을 몰아넣으면서 많은 실패 사례를 봤다면 이번에는 아주 단호하고 분명하게 원칙을 세워 철저하게 자구책을 마련하도록 모든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 없이는 국민 혈세 투입이 없다는 원칙을 설명했고 우선 한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야 하고 상황이 다급하게 됐으니 부족한 부분은 정부가 해결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