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현대重, 잇단 악재에 주가 `털썩`

by정재웅 기자
2011.07.21 15:21:30

[업데이트]나흘 연속 하락..5% 대 '급락'
2분기 어닝쇼크에 검찰 압수수색 등 악재 겹쳐
시장 "지금은 실망스럽지만 하반기엔 괜찮을 것"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안좋은 일은 한꺼번에 일어난다고 했던가. 현대중공업이 2분기 실적 어닝쇼크에 압수수색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21일 전일대비 5.09% 하락한 41만원에 장을 마쳤다. 2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어닝쇼크' 사태의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권 혁 시도상선 회장의 탈세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현대중공업과 STX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업체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더욱 맥을 못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실적이 IFRS 별도 기준 2분기 매출액 6조553억원(전년비 +14.6%), 영업이익 6770억원(전년비 -10.0%), 순이익 5388억원(전년비 -16.5%)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지난 20일 오후 실적 공시가 나오기 전부터 하락했다. 시장 일각에서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설마.."라며 실적 발표를 기다려 보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대형 조선업체의 실적에 대해 낙관했다. 과거 2007년 당시의 조선업 호황기 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고유가 등으로 드릴쉽, FPSO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현대중공업의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그만큼 시장이 받은 충격도 컸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1센터장은 "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스케줄 상 하반기부터 출회될 것으로 예상되었던 2009년 저가 수주 물량의 조기 인식되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의 영업이익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2분기 실적 어닝쇼크는)고가선박 물량의 감소, 환율 하락에 따른 매출감소, 플랜트부문 일부 사업 지연, 중국 건설장비 수요 감소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우려 보다 낮아 추가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현 주가 수준은 기대치 이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1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컸던 것은 2분기부터 금융위기 이후 수주 물량의 매출인식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의 '어닝쇼크'로 여타 조선주들의 주가도 함께 하락했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인만큼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실제로 이날 삼성중공업(010140)은 전일대비 2.89%, 대우조선해양(042660)도 0.65%, STX조선해양(067250)은 3.49% 하락한채 장을 마쳤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비록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하반기에는 수주모멘텀 등이 살아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는 비조선부문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조선부문의 실적도 추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속적인 악화 가능성보다는 오히려 하반기에 수익성은 2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도 "저가 물량이 매출인식을 빠르게 한 업체들은 해양수주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 효과도 빠르게 나타난다"면서 "여전히 해양플랜트 수주를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며 현대중공업은 하반기 수주실적이 대형 3사 중 가장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