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먹는 문제 해결"...광복절 전날 중학교 '발칵' 교사, 결국
by박지혜 기자
2024.08.19 12:47:4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부산의 한 중학교 전교생 700명에게 ‘일제강점기 미화’ 영상을 보여준 교사가 수업과 업무에서 배제됐다.
| 1915년 10월 1일 경복궁 근정전에 걸린 일장기 (사진=독립기념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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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 남구 A 중학교 관계자는 “물의를 빚은 A교사에 대한 경위서를 받았고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최대 징계 수위인 서면 경고를 했다”며 “수업과 업무 배제 조치도 내렸다”고 밝혔다.
A교사는 14일 오전, 정규 수업 전 자습시간에 해당 중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일제가 구한말 조선의 위생, 의료, 식량 문제를 해결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을 상영했다.
한 보수 유튜버가 제작한 12분 분량의 영상에는 ‘무능하고 부패해 주민 삶이 피폐한 대한제국을 바꾼 건 일제강점기 총독부’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현장에서 항의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학부모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이런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난도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도 브리핑을 통해 “대체 누가 대한민국을 일본의 강제 침탈 미화 교육을 하는 나라로 만들었나”라며 “부산시교육청은 이런 참사를 벌인 학교와 교사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60대인 A교사는 여러 기념일을 앞두고 기념일이 왜 생겼는지 교육하는 ‘계기 교육’ 업무 담당자로, 역사가 아닌 국어 교사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해당 영상을 미리 검토하지 못했다며, 이틀 뒤 사과 방송을 한 뒤 학부모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기념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A교사가 영상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잘 못 생각한 것 같다”며 “중학교 1∼3학년 학생들의 역사관이 아직 바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영상이 상영됐다고 학교 측도 판단했고,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교육청도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는 ‘통계와 사료를 바탕으로 시대상을 설명한 것일 뿐 일제가 한반도를 근대화했다는 적극적인 가치 판단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