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중 최저로 뚝..`실적 한파` 강타(마감)

by최한나 기자
2009.01.23 16:10:21

두달만에 1100선 밑돌아..1093.40(-2.05%)
삼성전자 등 대형주 실적발표에 줄줄이 하락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주가가 올들어 처음으로 1100선을 밑돌며 연중 최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줄지어 쏟아진 실적발표가 악화된 경제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하루였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보다 22.83포인트(2.05%) 하락한 1093.40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부터 하락압력이 강했다. 밤사이 미국과 유럽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우리 증시도 불안한 가운데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된 기업들이 줄줄이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발표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대형주들이 급락하자 같은 업종에 포함되는 다른 중소형주들도 일제히 하락압력을 받았다.

특히 시총 1위주인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 직후에는 코스피가 1090선을 깨고 1080대로 내려서기도 했다.

개인이 매수물량을 늘려가며 저가매수에 나선 덕에 1090선이 회복됐다. 개인은 이날 하루에만 269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어닝쇼크를 매수기회로 삼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나흘연속 동반 매도에 나서며 연휴를 앞두고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특히 외국인은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 등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낸 종목들을 주로 팔아치웠다.



기관 중에는 투신권의 매도가 두드러졌다. 올들어 투신에서 쏟아낸 매물만 이날을 포함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연기금은 8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실적을 발표한 종목 위주로 낙폭이 컸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업종이 3.9% 하락하며 하락률 1위에 올랐고, 구조조정 과정에 착수한 건설업도 3% 가까운 하락을 보였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 악화 영향으로 KB금융(105560)(-4.63%)과 신한지주(055550)(-5.56%) 등 국내 대형 은행주들도 급락했다.

그밖에 POSCO(005490)와 한국전력(015760), SK텔레콤(017670) 등 시총 상위주들도 줄줄이 하락하며 실적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대외 수주를 잇따라 따낸 데다 그린에너지정책의 최고 수혜주로 꼽힌 두산중공업(034020)이 3.3% 급등하면서 기계업종은 종일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대중공업과 단독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신성ENG(104110) 역시 3%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기계업 상승세에 기여했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인 데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우호적으로 평가받은 덕에 KT&G(033780)는 시총 상위권 10위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연휴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한산한 장이 이어졌다. 거래량은 2억5911만주, 거래대금은 3조4676억원으로 전날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