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구제 부결` 변동성 장세 다시 오나

by손희동 기자
2008.12.12 15:38:58

"어느 정도 충격 불가피"
"오바마 가만있지 않을 것..대응 방안 기대"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안정되가는 듯 보였던 글로벌 증시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존망앞에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상원이 자동차 업계 구제안을 부결시킴으로써 14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 지원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는 다시 한 번 파산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증시가 이같은 악재에서 자유로울리 없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이같은 발표가 나오자 마자 급락하기 시작해 장중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으며 결국 4% 넘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는 물론이고 나스닥 선물 역시 50p 넘게 빠지고 있어 오늘밤 있을 뉴욕증시와 내주초 아시아 증시 모두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이번 상원 결정으로 인해 세금으로 빅3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차단됐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결국 이는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판단.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의회나 재무부의 지원이 없다면 GM과 크라이슬러는 내년 1월에 파산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미국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지는 등 전세계 금융시장의 충격이 단기간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 역시 안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GM의 자회사인 GM대우는 물론이고 이들과 거래중인 자동차 부품업체의 주가도 불확실성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005380)나 기아차(000270)의 경우 경쟁력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위기와 기회의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로는 빅3의 다운사이징으로 경쟁압력이 완화되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입지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자동차 업계 파산을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관건은 이를 오바마 차기정부가 어떻게 수습해 나갈 것인지에 달렸다는 것. 구제금융 외의 다른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동차 산업의 파산은 실업률 증가와 미국의 경기침체 서민경제 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진다"며 "오바마 신정부 취임을 앞두고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붕괴를 간과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