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들 잇따라 ''달러 매도''(종합)

by문영재 기자
2008.10.10 16:10:48

삼성전자 이어 현대차·포스코·기아차도 동참
포스코 10억불 글로벌본드도 추진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 포스코, 기아자동차 등 수출기업들이 잇따라 보유하던 달러를 내놓으며 외환시장 안정에 나서고 있다.

수출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의 상승세가 이제 꼭지점을 찍은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어 시장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업들의 의도적인 달러 보유를 비판하는 등 기업들의 달러 욕심에 문제를 제기한데 이어 정부 안팎의 압박이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 가운데 1억 달러를 매도했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현대차는 수출 대금이 들어오는대로 팔고 있다"며 "오늘은 1억달러 정도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원화값 안정을 위해 회사가 확보할 수 있는 2억~3억달러에 달하는 외환을 시장에 풀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005490)도 이날 외환시장에서 1억달러 가량의 달러를 풀었다. 또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10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키로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수출기업들의 `환율방어`에 힘입어 어제보다 70.5원 급락한 1309원으로 마감됐다.

삼성전자도 지난 9일 제품 수출 대금으로 받은 외환 가운데 10억달러를 시장에 내놨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치솟던 환율을 끌어내리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시장전문가들은 다른 수출업체들도 보유 달러를 내놓으면서 달러 매도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모인 20대그룹 자금담당 주요 임원들 회의에서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의 원활한 수급에 개별 기업 임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우 NH선물 부장은 "이 시점을 단기고점으로 봐야한다"며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 현상이 이어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탁구 KB선물 과장은 "조정 단계이지만 환율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비정상적으로 너무 오른데 따른 반작용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출기업들의 달러 매도로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