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순신판 `더 글로리`에 분노…인사실패, 아빠찬스 검증할 것"
by이수빈 기자
2023.02.27 11:34:05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이 정권 인사는 온통 ''망사''(亡事)"
박홍근 "정순신 사태 진상규명 TF 가동"
장경태 "韓, 정순신 인사검증 자료 제출" 요구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28시간 만에 사퇴한 정순신 전 검사를 두고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과 정부의 부실한 인사검증을 문제 삼으며 맹폭을 가했다.
|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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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는 인생을 망치고 가해자는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이 잘못된 현실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며 “정순신 학교폭력 및 인사검증 실패 조사단 구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윤석열 정권의 인사검증기능이 완전히 작동 불능 상태다. 정상적인 검증이 이뤄졌다면 경찰 수사의 총책임자가 임명 28시간 만에 낙마할 수는 없다”며 “멀쩡한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투명성 운운하며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더니 인사검증을 아예 손 놓고 있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사가 만사라는데 이 정권 인사는 온통 `망사(亡事)`”라며 “나라를 망치는 인사참사를 막기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인사정보관리단을 인사혁신처 산하에 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금주 중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순신판 ‘더 글로리’(넷플릭스 드라마)의 현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더 가혹하고 불공정했다”며 “아들의 학교폭력 사태 당시 검찰 고위직인 아버지가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학교폭력 전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가해자가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라인의 검사편향과 총체적 부실”이라며 “정 전 검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서울중앙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석열 사단의 핵심 측근이다. 이미 5년 전 언론에 보도됐던 학교폭력 문제를 당시 지휘라인에 있던 윤석열 대통령이 과연 몰랐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당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정 전 검사 아들의) 서울대 입학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중심으로 질의하고 유관 상임위 간사단 회의도 (오늘) 오후 가질 예정”이라며 “정순신 사태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가동과 함께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에서 부실인사검증과 검사 고위직 시절 아빠찬스 여부, 인사참사의 총 책임을 분명히 따져 묻겠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정순신 전 검사 인사 실패의 총책임자로 윤석열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는 “(사건이 있었던) 2018년에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고 정순신 전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인권감독관이었다”며 “피해자 인권을 보호해야 할 인권감독관이 학교폭력 소송전을 펼치는 것을 몰랐다는 것을 누가 믿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도 “검사들이 휘젓고 다니는 상황을 보고도 제어하지 못하는 자신들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나”라고 물으며 “보수의 진면목이 고작 검사 출신 몇 명에 쩔쩔매는 건가”라고 질책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정 전 검사의 아들 학교폭력 관련 판결문에 적시된 ‘검사라는 직업은 다 뇌물 받고 하는 직업’이라는 발언을 거론하며 “대다수 청렴한 검사를 싸잡아 모욕하는 주장을 검사 아버지를 둔 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검사라는 직업의 명예회복을 위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리게 둬서는 안된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정순신 전 검사가 검사 재임 시절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는지, 대학입시업무를 방해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질문할 수 없었던 인사검증 영역을 질문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재배치했다면서 한동훈 장관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순신 전 검사의 인사검증을 안 한 건가 아니면 언론보도로 나온 학교폭력 논란은 모른척 한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장 최고위원은“전 정권과 달리 인사검증 자료가 공직자 인사검증에 있어 공적 자료 보존 원칙에 따라 보존된다고 밝히셨으니 국회에 이번 인사검증 관련 자료를 제출해 이번 정순신 사태의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이 대표는 박찬대, 장경태 최고위원을 향해 “(정 전 검사) 아들이 ‘우리 아버지가 검사인데, 검사는 원래 뇌물 받는 직업이라고 얘기한 것’이 진짜인가” 라고 물었다. 그는 “대통령실부터 고소고발이 난무해서 걱정돼서 드린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박 최고위원은 “사실적시에 의한”이라며 웃었고 서영교 최고위원은 “대법원 판결문을 인용한 것”이라고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