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진환 기자
2017.05.07 17:02:41
강릉 등 전국서 발생한 산불 산림 150여㏊ 잿더미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더해져 진화작업 난항
산불 원인 입산자 실화·논두렁 소각 등으로 추정
산세 험한 강원도, 특성 맞는 진화대책 강구해야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지난 6일부터 강원 강릉·삼척과 경북 상주에서 시작한 산불이 화재 발생 하루 만인 7일 대부분 진화됐다. 다만 삼척 산불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밤사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7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6일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상주 등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150여㏊가 넘는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강릉과 삼척 산불의 원인은 입산자 실화로 추정하고 있다. 담배꽁초나 등산객 실수로 산불이 발생했을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상주 산불은 논두렁을 소각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지역은 면적이 넓고 출동거리가 길 뿐만 아니라 산세가 험해 소방헬기는 물론 지상인력 투입도 어렵다. 이에 따라 산불이 발생하면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산불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림청에 따르면 건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풍까지 불면서 6일부터 이틀간 전국에서 20여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강릉과 삼척, 상주 등 3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순간 초속 15m의 강풍을 타고 크게 번졌다. 상주산불은 공무원과 경찰 등 1400여명의 지상인력과 함께 헬기 14대가 동원돼 이틀간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13㏊ 가량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산불로 등산객 1명이 실족해 숨졌고, 동반자 2명이 다쳐 인근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산림·소방당국은 이틀간 공무원과 군인 등 5700여명의 지상인력과 소방헬기 21대를 동원해 7일 오후 강릉산불을 잡고 현재 감시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삼척 산불은 험한 산세와 강풍으로 이날 중 진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야간 산불 진화 태세에 돌입키로 했다. 삼척 산불로 축구장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100㏊의 산림이 초토화됐다. 밤사이 산불이 확산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산불로 2005년 4월 5일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의 악몽이 되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강원 고성·양양 일대의 산불로 973㏊의 산림과 수많은 문화재들이 잿더미로 변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산림·소방당국은 당시에도 헬기 38대와 소방차 184대, 진화인력 1만여명을 투입했지만 초속 30m의 강풍 탓에 진화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건조한 날씨가 산불 발생을 높이는 요인이라면 강한 바람은 산불을 확산시키고 진화를 막는 주범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이 났을 때 바람이 불면 확산 속도는 26배 이상 빨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동해안 산불을 비롯해 2002년 충남 청양·예산 산불, 2005년 강원 양양·고성 산불 등이 모두 편서풍이 부는 봄철(3~5월) 건조한 날씨에 발생했다.
특히 강원도는 면적이 넓고 산세가 험해 초동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대형 산불발생 위험이 가장 높다. 불에 타기 쉬운 소나무 단순림은 강원도 전체 산림의 42%를 차지한다. 특히 봄철마다 논·밭 또는 쓰레기를 태우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산불발생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 1~3월 산불 발생 원인 중 쓰레기 및 논·밭 소각이 전체의 36%, 입산자 실화가 20% 등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산림·소방당국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산불발생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가해자를 반드시 검거해 관련법에 따라 강력 처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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