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연합뉴스 기자
2016.05.08 21:23:00
“산유량 늘어 유가 하락” vs. “체면 안 구기고 감산 결정할 기회”
(연합뉴스) 석유수출기구(OPEC) 내 맹주 역할을 해오던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전격 교체가 국제유가의 향방을 어디로 이끌지 주목된다.
사우디가 OPEC 회원국과 불협화음을 빚으면서 유가가 다시 하락할 것이란 전망과 사우디가 감산 불가 입장을 뒤집을 기회가 될 것이란 상반된 예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알리 이브라힘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의 해임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제각기 다른 방향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한 경제 개혁을 추진하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자가 이번 개각을 주도했다는 점 등에 따라 유가 하락을 점쳤다.
RBC 캐피털 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전략 부문장은 “부왕세자가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다”며 “그는 OPEC과 협력해야 하는 경제적인 부담을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모하마드 부왕세자는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가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배럴당) 30달러든 70달러든 우리에게는 똑같다”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클 코언 바클레이스 에너지시장 리서치 부문장도 향후 몇 달간 사우디가 산유량을 늘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시장의 우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매니지먼트 인스티튜트의 도미닉 치리첼라는 “(석유장관 교체는) 유가에 상승 요인으로 해석된다”며 “사우디가 체면을 잃지 않고 원유시장 점유율 지키기 전략을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그간 원유시장 점유율을 놓고 미국 셰일업계와 신경전을 벌이면서 원유 생산량을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같은 입장 때문에 국제유가는 2014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추락했고 올해 2월 배럴당 26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 퓨처 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장관 교체는)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는 전반적으로 유가의 상승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