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따라, 정세따라..상품투자는 해외 ETF?

by김인경 기자
2014.06.18 13:41:56

이라크 우려·엘니뇨까지 상품시장 강세..단기차익 수단 ETF 각광
"국내 상품ETF 단조로워..해외 ETF 투자 나서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와중에 상품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동의 정치적 대립으로 유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몇십년 만에 한번 온다는 기상이변이 예고돼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01% 내린 배럴당 106.90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4.3% 상승한 가격으로 최근 9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라크 사태는 수니파 반군이 북부지역을 점령한 뒤, 해결 실마리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미국의 원유 소비가 확대되는 드라이빙 시즌이 코앞인 점도 유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상품시장의 또다른 축인 농산물 시장도 심상치 않다. 호주 기상청이 올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70%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엘니뇨로 인해 태평양 주변의 동남아시아, 인도, 호주, 남미 등의 피해를 입으면 천연고무는 물론 밀, 콩, 커피 등의 수확에도 영향이 올 수 밖에 없다.

서부텍사스유 선물 가격추이(단위:배럴당 달러, 출처:대신증권)
증권업계에서는 저금리 시대에 박스권 증시까지 맞물린 만큼, 상품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ETF를 통해 3개월 정도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ETF는 펀드와 달리 주식처럼 거래되다보니 단기투자에 용이해 계절적 요인이나 단기 이벤트를 활용하기 용이하다.

또한 펀드의 경우 원자재는 물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ETF는 원자재 자체나 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동향을 파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 방향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ETF 투자를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원유와 소맥, 농산물지수와 관련된 ETF가 당분간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 증시에 상장된 상품ETF의 순자산은 1133억원 수준이다. 160개의 ETF 중 상품 ETF는 9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금과 은 관련 ETF가 3종, 구리 등 금속 ETF가 3종이다. 원유나 농산물, 콩과 관련된 ETF는 각각 1개씩 상장돼 있어 선택의 폭이 크지 않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상품 ETF의 순자산이 1230억 달러(한화 125조원)에 달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ETF는 종류가 다양할 뿐더러 해외 투자에 수반되는 여러가지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3분기부터는 소맥에 투자하는 테크리움 밀 ETF(TEUCRIUM WHEAT FUND)나 석유에 투자하는 미국 원유상장지수펀드(UNITED STATES OIL FUND, LP)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금 부과방식이 다른 점은 유념해야 한다. 해외 ETF는 금융소득종합과세 항목에 들어가는 국내 ETF와 달리 양도소득세(22%)만 내면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한 대형증권사 강남권 PB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되는 만큼 해외 ETF가 투자에서 불리할 것은 없지만, 차이는 알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미국에 상장된 상품ETF의 순자산(단위:백만 달러, 출처:우리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