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처지 日 JAL` 러브콜 받는 사연

by양미영 기자
2009.10.28 13:50:22

경영악화로 정부 구제 기다리는 중..델타·AMR 제휴 추진 지속
美 항공사들, 하네다항공 입지 눈독..UAL 등은 ANA와 제휴 모색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경영난에 빠진 일본항공(JAL)이 정부의 생명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이미 지난 10년간 일본 정부는 세차례에 걸쳐 일본항공에 구제금융을 실시하면서 `떠오르는 태양(일본항공의 엠블럼)의 수호자`라는 불명예를 떠안은지 오래다.

그러나 델타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 등 미국 항공사들의 제휴 `러브콜`도 지속되며 그나마 남은 희망의 끈이 유효한 상태다. 하네다 공항의 국제노선 개설로 미국과 일본과의 영공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은 ANA(올 니폰 에어) 항공은 물론 JAL과의 제휴가 목마른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이달말까지 JAL의 구조조정안을 완료할 계획이다. JAL은 현재 5500억엔 규모의 구제 금융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정부 지원과 함께 9000명에 달하는 직원 조기퇴직과 CEO 교체 등 강도높은 자구안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JAL 역시 다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높은 임금과 너무 많은 노선을 보유하면서 과도하게 팽창한 네트워크, 대규모로 누적된 부채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JAL의 총 부채 중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3300엔이 연금채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AL은 항상 일본 정부의 구원을 받으면서 그동안의 문제 해결을 지연시켜왔고 결국 경기후퇴로 인해 비용 구조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서 다시 위기에 빠졌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의 또다른 대형 항공사인 아나항공이 홀로 일본 항공업계를 끌어가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 임원들은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KLM의 성공을 들어, 글로벌 항공업체들이 자국기반으로 경쟁사 없는 독점적 지위 확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실적으로는 거의 모든 이들이 JAL을 청산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JAL이 경영난에도 불구, 잠재적 투자자들을 이끌만한 상당히 가치의 자산들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델타항공과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아시아 지역이 항공기 이착륙지 확보가 힘들어지면서 모두 JAL과 중국 및 아시아 국가 노선 제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델타 항공의 경우 아나항공과의 기존 제휴가 폐지되면서 JAL과의 제휴가 필요한 상태로 지난 해 노스웨스트에어라인과의 합병으로 더 큰 항공사로 거듭나 JAL 제휴 시 일본 국제노선의 60%가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최근 JAL과의 제휴 자문을 받기 위해 골드만삭스와 플레시먼힐러드를 고용했고 델타 항공 임원들은 내주 쯤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다. 아메리칸에어라인 CEO 제라드 알페이 역시 지난 주 일본에 다녀왔으며 수주내에 고위임원들이 일본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JAL과 함께 국제 항공사 제휴인 `원월드` 멤버인 아메리칸에어라인은 JAL이 상당한 비용과 복잡성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두 항공사 사이의 중복 노산이 많지 않아 반독점법 위반을 피하는 것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두 항공사 모두 제휴 성사 시에는 JAL에 자본을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JAL에 단비가 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처럼 JAL의 경영난과 별개로 미국 항공사들은 아시아 네트워크가 강한 일본 항공사와의 제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 간의 항공 제휴는 지난 26일 시작된 미국과 일본 정부의 영공개방 협상으로 또다른 전기를 맞고 있다. 한 항공사 임원은 연말께 완료될 협상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영공개방은 항공사들의 제휴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며 더 협력적인 항공 스케줄 공유를 이끌면서 반독점 위반 면제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일본은 하네다 공항의 국제노선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으로 많은 글로벌 항공사들이 이착륙 장소 확보를 희망하는 상태다. 특히 하네다 공항이 현재 외국계 항공사의 국제노선이 있는 나리타공항보다 도쿄 시에 더 가까운 장점이 주목받았다. 
 
이를 통해 미국은 유럽 항공사들과 실시한 것처럼 일본과도 반독점 규제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며 비용 절감과 매출 공유에 따른 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JAL과의 제휴가 외국 항공사들에게 아시아 시장에서의 좋은 족적을 제공해줄 것"라며 "JAL에도 미래 회복의 씨앗이 되줄 것"으로 기대했다.

JAL외에 일본의 또다른 주요 항공사인 아나항공 역시 콘티넨탈과 유에스에어라인과의 제휴를 추진 중이다. 이 역시 영공협상의 일환으로 세 항공사는 미국 교통규제당국의 검토가 내년 10월까지 완료되도록 올해 말까지 의견을 일치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시기는 일본 하네다공항이 국제항공 서비스를 개설하는 시기와 맞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