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협상·보복관세 이중전략 준비…트럼프 "車값 올라도 신경 안 써"

by이영민 기자
2025.03.30 22:27:02

내달 3일부터 외국 자동차·부품에 25% 관세
영국 막바지 협상하며 보복 조처도 만지작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자동차 관세 인상에 대해 영국이 협상과 함께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 AP)
BBC 방송은 30일(현지시간) 총리실 소식통들을 인용하면서 영국이 다음달 2일 미국의 관세 발표 전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보복 조처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3일부터 외국에서 생산된 모든 자동차와 주요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미국에 연간 76억파운드(한화로 14조 4000억원) 규모의 자동차를 수출한다. 미국은 영국 자동차 산업에 유럽연합(EU) 다음으로 큰 수출 시장이기 때문에 키어 스타머 총리는 그동안 미국과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를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약해지면서 스타머 정부도 보복 조치를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현지 소식통은 “4월 2일 이후에도 협상을 계속하겠지만, 현재 모든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며 “총리는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고 보복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영국 정부로선 협상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한편 지난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 의지를 다시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자동차에 부과될 25% 관세 때문에 자동차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나는 그들(25% 관세를 적용받게 된 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격을 올리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이 가격을 올리기를 바란다”며 “왜냐하면 그들이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미국산 자동차를 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부과하는 관세들이 영구적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며 “세계는 지난 40년 이상 미국을 착취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2일 각국의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반영해 발표할 ‘상호관세’를 연기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