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자금 조달 쉬워진다…정부 올해 총 235조원 공급

by김형욱 기자
2019.03.04 10:00:00

경제활력대책회의서 수출활력 제고대책 발표
무역금융 지원액 지난해보다 15.3조원 늘려
마케팅 지원도 3528억원…전년比 5.8% 증가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올 한해 무역 금융에 지난해보다 15조원 이상 늘어난 235조원의 자금을 공급한다. 수출 기업의 자금 조달이 더 쉬워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수출활력 제고 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올 한해 무역금융 지원액을 235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5조3000억원(약 7.0%) 많다. 또 이 과정에서 총 35조7000억원 규모의 8개 무역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달 1000억원 규모 중소조선 선수금 환급보증을 시행하고 상반기 중엔 1000억원 규모 신수출성장동력 특별 지원을 신설한다. 친환경이나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 분야의 현지 금융조달·이행보증을 위한 무역보험공사(무보)의 특별 지원이다. 해외 수입자 구매력 보강을 위한 프로그램도 새로이 도입한다.

수출입은행(수은)이나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책금융기관의 수출관련 시설·운전자금 대출·보증 규모도 1조6000억원 늘어난 26조3000억원이 됐다. 수출 가능성은 크지만 일시적으로 신용도가 나빠진 기업을 위해 무보가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도 1000억원 규모로 시범 시행한다.

기업 자금흐름을 돕기 위한 수출·매출채권 담보 대출·보증도 6조2000억원 규모로 공급한다. 무보는 4월 중 1조원 규모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을 신설한다. 3월엔 3000억원 규모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특별보증도 시해한다. 수은 역시 수출채권 직접 매입 규모를 4조9000억원으로 늘린다. 매출채권 기반 대출도 1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장 대출심사 담당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면책해주는 방안도 제도화하기로 했다.

홍남기(오른쪽부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기재부 제공
올해 수출 마케팅 정부 지원액도 352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8%(182억원) 늘렸다. 특히 이중 60%를 상반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혜택을 받는 중소·중견기업도 4만2273개로 지난해보다 1900여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수출을 하고 있는 전체 중견·중소기업 9만4000개의 약 45%가 정부 마케팅 지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1대 1 상담회(글로벌 파트너링) 기회를 연 32회(상반기 21회)로 늘리고 자동차·조선 위주이던 대상 업종도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로 확대한다.

올 4월 독일에서 열리는 ‘하노버 메세’에 국내 60개 기업 참가를 지원하는 등 올해 주요 10개 전시회에 국내기업 50개사 이상의 참가를 지원키로 했다. 6월 두바이 오토메티카엔 105개사, 11월 홍콩 미용전에는 110개사의 참가를 지원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크고작은 561개 전시회에 대한 1만여 기업의 참가를 지원한다.

신산업 육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출 체질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이미 바이오헬스와 이차전지, 문화·콘텐츠, 한류·생활소비재, 농수산식품, 플랜트·해외건설 등 분야를 신 수출성장동력 분야는 올 초부터 분야별로 세부 육성대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5월엔 오송과 대구에 바이오헬스 국제 시험인증 시설을 구축하는 내용도 담았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고위험지역 정책금융 3조원 포함 정책자금 6조원을 투입 계획도 플랜트·건설부문 해외수주 지원 대책에 포함돼 한층 속도를 내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년보다 5.5% 늘어난 6051억6900만달러를 수출하며 세계 7번째로 6000억달러 이상 수출 국가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반도체 가격 하락과 함께 3개월 연속 수출액이 전년보다 감소하며 2년 연속 6000억달러 이상 수출 목표에 비상등이 켜졌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현장에서 수출기업을 만났을 때 가장 아쉬워했던 무역금융 보강과 수출마케팅 강화에 역점을 두고 대책을 마련했다”며 “수적성해(水積成海), 수적천석(水滴穿石,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의 마음으로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근 월별 수출액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