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예술단 공연 어땠나 '정치색 없었다.. 화합 강조'

by정시내 기자
2018.02.09 10:47:46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16년 만에 남한에서 펼쳐진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은 지난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진행했다. 북한 예술단의 이번 공연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처음이다.

북한 예술단은 남한 가요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 함께 차차차’ 등을 불러 친근함을 드러냈다. 또 ‘오페라의 유령’과 서양 교향곡, 북한음악 등 40여 곡을 선보였다. 공연의 앞과 뒤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배치해 올림픽을 통한 화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대체로 수준급이었다는 평가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열기가 대단했다”며 “‘J에게’,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최진사댁 셋째 딸’ 등 우리가 좋아하는 곡을 열심히 준비한 표시가 났다”고 밝혔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특별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이번 공연 프로그램이 놀랍게도 민족주의 선전과 거리가 멀었다고 평했다. 90분가량 진행된 이날 공연에서는 북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인 ‘우리 김정은 동지(He’s Our Comrade Kim Jong-un)’라는 표현도 없었고,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연 관계자들이 택한 한 가지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통일에 대한 진정한 염원(desire)”이라며 “공연 마지막 부분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포함한 곡으로 구성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해당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우리 예술단이 제23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개막을 앞두고 8일 남조선 강릉에서 축하공연의 첫 막을 올렸다”며 “민족적 색채가 짙고 특색있는 예술의 세계에 심취된 관중은 종목이 바뀔 때마다 환호를 올리고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전했다.

한편 삼지연관현악단은 오는 11일 서울국립극장에서 두 번째 공연을 하고 육로로 북한에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