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6.01.18 11:00:00
아열대 기후로 인해 현실만족적인 성향 뿌리내려
화교들 손에 움직이는 인니 경제..기존 거래처 중시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개편한 월간 ‘EM inside(이머징마켓 인사이드)’를 통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꼭 알아야 할 문화적 특징으로 ‘아열대 기후, 이슬람, 화교’ 3개 키워드를 꼽았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연중 25~35도의 아열대 기후가 지속되기 때문에 열대 과일과 채소가 넘쳐나 최소한의 노동력으로도 1년 내내 식생활이 해결된다. ‘과도한 행운은 비운이다’라는 스페인의 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처럼 역설적으로 아열대 기후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굳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은 없다는 현실만족적인 성향으로 이끌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이러한 성향은 이슬람이라는 종교적인 영향으로 더욱 강해졌다. ‘인샬라(알라가 뜻하는 대로)’로 대변되는 이슬람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신이 부여한 숙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의 세습, 부익부 빈익빈과 같은 사회 불평등이 강한 나라지만 국민들은 현실을 바꾸려는 의지보다는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만족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습성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기업과 행정부처의 업무 속도도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우리 기업인들로서는 현지 파트너의 업무대응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지만 상대를 다그치기보다는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기다림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오히려 파트너의 부족한 부분에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재계를 움직이는 화교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15세기 이전부터 인도네시아로 건너와 정착한 화교들은 현재 전체 인구의 3~5%에 불과하지만 경제의 80%를 장악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화교가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한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신규 파트너보다는 기존 거래처를 더 중시한다. 따라서 상황에 맞게 자주 현지 파트너를 변경하기 보다는 신중히 선정한 파트너에게 장기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협회는 조언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2012년 11월부터 발간해오던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전문 경제 월간지 ‘BRICs INSIDE’를 이번 1월호부터 ‘EM inside’로 개편했다. 수출부진 타개를 위해 신흥국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BRICs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터키, 이란, 멕시코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해 보다 폭넓은 신흥국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경제동향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