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이사장 "담배소송 한다"..수천억~1兆대 규모
by김재은 기자
2013.12.18 14:16:50
개인 블로그 글 통해 담배 소송 강행 의지 드러내
흡연자탓 매년 1.7조 진료비 추가 지출..환수 필요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사진)은 18일 “건보공단이 진료비용 환수를 위해 (담배회사를 상대로) 담배소송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일단 대법원이 흡연으로 인한 암으로 추정한 소세포암 환자의 진료비용중 공단부담금 432억원에 대한 환수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10년 한해만 추출한 일종의 시범소송에 불과할 뿐 대법원이 담배로 인한 암으로 인정한 폐암중 소세포암, 후두암중 편평세포암에 대해 최소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공단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흡연자의 암 발생이 최대 6.5배 높고, 매년 1조7000억원의 진료비를 추가 지출하게 만든다”며 “한해 흡연손실 1조7000억원은 우리 국민의 한달치 보험료이며 건강보험 체납으로 보험혜택을 못 받는 173만명의 절반을 구제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특히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개인 담배소송 판결이 나기 전에 건보공단이 담배소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에서도 개인이 패소해 담배회사에 면죄부를 준 이후에는 공단이 담배소송을 제기하기 힘들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담배소송에서 가장 힘든 것이 피해의 개별입증”이라며 “미국 플로리다주 법은 개별입증 대신 ‘통계’를 통해 의료비용을 산출하도록 해 이 기준이라면 바로 담배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건보공단뿐 아니라 보건복지부와 의료급여비용을 지출한 지방자치단체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16개 광역자치단체, 154개 기초단체 등 총 172개 기관이 동시다발적인 개별소송을 진행하는 게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이사장은 “흡연자는 논외로 하더라도, 흡연을 하지 않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까지도 매년 흡연으로 인한 의료비 손실액 1조700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며 “정작 질병을 유발시킨 대가로 엄청난 수익을 취하는 담배회사는 아무런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이 과연 사회적 정의와 형평에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입장은 부정적이다. 특히 지금껏 진행된 담배 관련 소송에서 담배사업법을 관할하는 기재부가 사실상 피고로 돼 있어 복지부 입장에서도 소송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