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준기 기자
2012.12.20 12:00:11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무직자인 김경준(31·가명) 씨는 벤츠 차량을 몰고 일부러 상하수도 공사 구간으로 돌진해 차량을 파손시켰다. 김 씨는 건설사가 가입한 배당책임보험으로 차량수리비 등 보험금 2800만 원을 챙겼다. 김 씨가 이런 수법으로 챙긴 보험금은 모두 1억 5000만 원(12건). 알고 보니 김 씨는 과거에도 중앙선 침범 차량 등과 모두 9건의 차 사고를 낸 전문 사기범이었다.
김 씨처럼 고가의 외제 차를 몰고 도로 파손지역 등에서 사고를 내 지방자치단체나 건설사로부터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사기범 19명이 금융감독당국의 감시망에 걸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건설사 및 지자체 배상책임보험금 사고내용을 분석한 결과 19명이 154건의 고의사고를 내 모두 19억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혐의자의 평균 나이는 31세로 주로 개조한 벤츠, BMW, 아우디 등 외제 차(13명 외제 차, 6명 고가 국산 차)를 이용했다. 이들이 한 사고당 받은 차량 수리비는 지난 2010년 자동차 평균 수리비인 80만 원의 10배에 달하는 평균 760만 원. 외제 차는 순정부품 조달이 어렵고 렌트비가 비싸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특히 이들은 모두 과거 1인당 11건의 고의사고로 보험금을 빼돌린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9명은 가해자·피해자 간 공모를 통해 보험금을 타내는 이른바 ‘전문 보험사기단’이었다.
김학문 금감원 보험조사국 손해보험조사팀장은 “이들은 모두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보험사기가 의심되면 보험범죄신고센터(전화 1332, 홈페이지 http://insucop.fss.or.kr)로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