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카멜레온 카, 한국에서 불법인가요?[궁즉답]

by전재욱 기자
2023.01.10 11:07:00

여러 색으로 변하는 BMWi 카멜레온카 CES서 화제
상용화 앞서 ''색상 제한''하는 자동차법 따질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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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이 차량이 한국에서 도로를 주행하려면 확실히 해둘 게 있어 보입니다. 최소한 자동차관리법과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사항을 충족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CES 2023’이 열린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서 선보인 BMW i 비전 ‘디’(Dee) 콘셉트카가 전시돼 있다. 시시각각 색이 바뀌는 터에 카멜레온카라는 별칭이 붙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는 `자동차등록원부`에 등록하지 않고서 운행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어기면 징역 2년 이하나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등록원부에는 자동차등록번호, 차명, 차종, 차대번호, 제작 연월, 최초등록일 등과 같은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정보가 담깁니다.

여기에 반드시 들어가는 게 색상입니다. 등록원부를 지자체에 제출해야 하는데 담당 공무원이 `카멜레온 색`이라고 적힌 등록원부를 받아줄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등록원부에 기재한 내용이 바뀌면 반드시 변경 사항을 등록해야 합니다. 이걸 어기면 50만원 이하 과태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분초 단위로 차량 색상이 바뀌는데 이걸 변경 등록할 수 있을까요.



등록원부를 깐깐히 관리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이로써 행정부처는 차량을 쉽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차량의 권리관계를 명확히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예컨대 차량 양수인(매수자)이 차량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죠.

도로교통법도 따져야 합니다. 이 법은 자동차 외관 색상을 일부 제한합니다. 교통단속차·범죄수사차(경찰차)와 긴급자동차(구급차)와 유사한 도색을 한 차량은 도로를 달릴 수 없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해 혐오감을 주는 표지나 도색을 한 차량도 운행을 금지합니다. 구체적으로 `혐오감`이란 욕설·음란과 관련한 것인데, 모호한 구석이 있습니다. 혐오라는 개념이 상대적인 탓이지요. 여러 색으로 뒤바뀌는 색상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각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여하튼 이 조항을 어기면 형사 처벌합니다. 3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처벌 수위가 가벼워 보이는 걸 떠나서 불법 여지가 있는 차량을 운행하는 것은 출시하는 쪽이나 운전하는 측이나 부담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러 색으로 바뀌는) 카멜레온 색상이 도로교통법상 운행금지 사항을 위반한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제도가 기술의 속도를 쫓기에는 몸이 무거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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