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뚝절뚝' 다리 저는 '김정은'…비만과 흡연이 원인

by이순용 기자
2014.07.16 11:03:35

젊어도 비만에 흡연이면 관절염 위험 높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절뚝이는 걸음걸이가 화제가 됐다. 전문의들은 고도 비만과 흡연으로 인해 관절 건강에 이상이 온 것으로 추측했다. 비만과 흡연 정도가 심하면 30대 젊은 나이라도 관절염이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다. 관절염은 한 번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만약 손등으로 다리에서부터 무릎 까지 쓸어 올렸을 때 무릎이 다리보다 따뜻하거나 뜨거우면 관절염을 의심되므로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고도비만이면 관절염 위험 4배 껑충

최근 북한 조선중앙TV에 등장한 김정은은 오른쪽 다리를 절면서 걸었다. 김정은은 키 175cm에 몸무게가 120kg정도로 고도비만에 속한다. 여기에 김정은이 청소년 때부터 흡연을 해왔다는 부분까지 고려하면 비만과 흡연으로 인해 관절 건강에 이상이 왔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관절 질환 중에서도 혈중 내 요산 농도가 높아져 관절이나 연골 주위에 쌓여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으로 짐작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육식과 음주를 즐기면 요산 농도가 올라 통풍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과 흡연은 만병의 근원이라지만 관절 건강을 해치는 직접적인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관절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보통 노화에 따라 서서히 진행되는데, 비만 환자에서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체중을 지탱하고 뛰거나 쪼그려 앉는 등 평소 자주 사용하는 무릎 관절은 다른 부위보다 더 쉽게 상한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 관절에는 3~5kg 가량의 부하가 걸려 무를 연골 손상이 가속화된다.

김우 날개병원 원장은 “고도비만인 사람은 정상체중보다 관절염 발생 확률이 4배 가량 높고 체중을 감량할수록 관절염 위험이 줄어든다”며 “관절염 환자라면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과 함께 반드시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도 관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흡연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관련이 깊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면역세포들이 관절의 연골과 인대, 관절 부근의 뼈를 파괴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환자의 70~80%가 여성이며 나이에 상관없이 발병한다.



◇흡연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 2배

지난해 스웨덴 카롤린스카 대학병원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하루 1~7개비를 흡연하는 여성은 비흡연 여성에 비해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2배나 높다. 이 연구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210명을 포함한 여성 34,000여 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에서는 담배를 조금만 피워도 류마티스 관절염 위험이 커졌으며 흡연기간이 길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과 식이조절로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평소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관절에 실리는 힘이 분산 돼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만드는 운동으로는 자전거 타기, 걷기, 스쿼트 운동이 적절하다. 너무 오래 달리거나 뛰면 오히려 발바닥과 무릎 관절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하루 30분~1시간씩 하는 것이 좋다.

◇무릎이 다리보다 뜨거우면 관절염 의심

이미 관절염이 발병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자가진단법으로는 무릎과 다리의 온도차를 비교해 보는 방법이 있다. 건강한 사람의 무릎 온도는 다리보다 더 차갑다. 만약 발목에서 무릎까지 손등으로 쓸어 올렸을 때 무릎이 다리보다 더 따뜻하거나 뜨거우면 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관절이 뻣뻣해지고 조금만 무리해도 관절 통증이 생기는 경우에도 관절염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우 원장은 “관절염으로 진단됐다 하더라도 진행 상태에 따라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줄기세포 치료, 관절내시경 수술, 인공관절 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미리부터 걱정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