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민 기자
2014.05.14 13:10:07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중국 경제를 ‘들었다 놨다’ 하는 새로운 소비 세력 ‘따마’(大
女+馬·아줌마)가 최근 떨어진 금값에 한숨을 짓고 있다. ‘큰어머니’, ‘아줌마’라는 뜻을 지닌 따마는 중국은 물론 전 세계 황금, 부동산, 비트코인 등 투자 시장에서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40~50대 주부를 말한다. 중국에 따마가 있다면 미국에는 ‘스미스 부인’, 일본에는 ‘와타나베 부인’, 유럽에는 ‘소피아 부인’이 있다.
중국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은 “최근 한 해 사이 금값이 20% 가까이 급락했다”면서 “지난해 금 사재기에 열을 올리던 중국 따마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값은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따마들은 오히려 열광했다. 이들은 금 가격이 하락하자 금을 싸게 사들일 절호의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따마의 ‘금 사랑’에 힘입어 중국은 지난해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중국의 황금 소비량은 2000톤으로 이는 전 세계 황금 생산량의 70%에 달했다. 그러나 금값의 하락이 계속 이어지자 따마들도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리쥔(李駿) 상하이금거래소 연구원은 “지난해 금 사재기 현상은 지난 2008년과 2011년 사이 금값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돈을 벌 수 있었던 데 따른 학습 효과”라며 “당시에는 금을 사기만 하면 바로 돈을 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이라는 점과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따마들을 움직였다. 리 연구원은 “지난해 은행과 귀금속 소매상들의 마케팅 공세가 심해지면서 따마들도 열심히 금을 사들였다”면서 “당시 온스(28g)당 평균 가격은 1500달러(약 153만원)였다”고 말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의 6월 금선물 가격은 지난 5일 기준으로 온스당 1309.3달러를 기록해 금값이 크게 떨어졌다.
리 연구원은 “최근 금값 추이를 보면 따마들의 손실 폭이 15~20%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금값이 더 떨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금값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따마들에게 큰 타격을 줬지만 당분간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후(新湖)선물의 잔따펑(展大鵬) 귀금속 분석가는 “금값이 단기 내 반등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낙관하기 어렵다”면서 “금 수요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은데다 자금이 미국 주식과 채권시장으로 상당 부분 흘러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리 연구원은 “금값이 올랐던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값이 올랐다”면서 “미국이 유동성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고 금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올해 낙폭은 작년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어설명: 따마(大 女+馬)의 원래 뜻은 ‘큰어머니’ 또는 ‘아줌마’로 중국 주부층 구매자를 일컫는 중국 신조어다. 따마는 지난해 말 중국 국가언어자원검측연구센터, 중국인터넷TV 등이 선정한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에는 따마가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수록될 예정일 정도로 따마 열풍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높은 구매력을 가진 중국 40~50대 따마들은 황금, 부동산, 비트코인 부문에서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