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하모니 실크로드 음악여행
by오현주 기자
2012.02.27 13:45:13
요요마 & 실크로드 앙상블 내한
3월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27일자 25면에 게재됐습니다. |
| ▲ 요요마 & 실크로드 앙상블(사진=크레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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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첼리스트 요요마가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고안한 건 1998년. 고대 무역로인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부터 극동까지 연주여행을 펼치는 프로그램이었다. 동행할 친구들을 모았다. 한국·중국·몽골·이란·인도·터키 등 역시 옛 실크로드에 인접한 나라의 음악가·연주자들이 나섰다. `실크로드 앙상블`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실크로드 앙상블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요요마가 의도한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이랬다. 서양의 클래식과 팝, 동양의 민속음악을 접목시켜 오래 전 그랬던 것처럼 순수하게 동서 교류를 해보자는 거였다. 성과는 적잖았다. 70개곡을 발굴·창작했으며, 20여개국 출신 음악가·연주자들을 이끌고 29개국 150개 공연장을 돌았다. 하지만 동서가 단순히 `섞이는 것`은 지양한다. 동서가 `만나는 것`이란 철학이다. 철학은 음악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음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이 아닌 음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연주에 집중한다.
요요마 & 실크로드 앙상블이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2004,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을 포함, 8개국 출신 17명의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이란의 카이한 칼호르의 `산은 멀고`를 비롯해 `미도산 민요 모음` `타란타 프로젝트` 등 민속음악과 창작음악을 레퍼토리로 꾸몄다. 여기에 한국인 김대성이 경주의 한 여인 조각상에서 감명을 받아 작곡했다는 `돌에 새긴 사랑`, 아방가르드 미국 작곡가 존 존이 쓰고 실크로드 앙상블이 편곡한 `북 오브 엔젤스 모음곡` 등이 첫 데뷔곡으로 연주된다. 올해 월드투어를 위해 특별히 씌인 곡도 있다. 요요마와 카이한 칼호르에게 헌정됐다는 `카시다`다. 이번 한국에서 초연된다.
눈여겨 볼 것은 동서양 현악기와 타악기의 현란한 어울림이다. 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 등 클래식 현악기에 한국의 장고, 스페인의 가이타, 이란의 카만체, 중국의 피파와 생, 인도의 타블라, 일본의 사쿠하치 등 각국 전통악기가 극적인 조화를 이뤄낸다. 서양의 선율에 동양의 흥을 얹은, 기계적 결합을 넘어선 유기적 융합의 실연을 들을 수 있다. 3월1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