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대)유가·집값, 일방통행 언제까지?

by정영효 기자
2008.05.27 16:52:43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전일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유가 급등세에 투기 세력의 책임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의 발언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미친 듯이 오르는 유가를 놓고 책임 공방이 한창인 시점에 나왔기 때문이다.

조지 소로스가 누구인가. 헤지펀드의 대명사 퀀텀펀드의 설립자이자 1992년 영란은행(BOE)과 맞붙어 승리한 전과가 있는 국제 투기자본의 대부와도 같은 인물이다.

최근 고유가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은 투기자본의 유입 때문이라는 주장에서 수급불안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때 헤지펀드의 대부 격인 조지 소로스가 "고유가는 투기세력의 책임"이라고 발언함으로써 논란의 중심이 다시금 바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로스의 이번 발언을 `투기세력의 정점에 선 인물이 자신들의 탓임을 시인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얼마나 매서운 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잠시 주춤했던 국제 유가가 또 다시 상승하면서 증시에 하강 압력을 가하고 있다. 27일 아시아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1% 상승하며 또 다시 배럴당 133달러를 돌파했다.

나이지리아 반군인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이 영국 정유사 로열 더치 셸의 송유관을 파괴해, 로열 더치 셸의 일부 정유시설이 중단되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된 결과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성장률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증시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와 함께 양대 악재인 주택 관련 지표도 이날 발표된다. 월가에서 가장 신뢰하는 주택 지표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케이스-쉴러주택가격지수와 신규주택판매가 이날 각각 발표된다.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다. 케이스-쉴러지수와 신규주택판매 모두 직전월에 비해 악화될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부진한 주택 가격 지표를 반영, 유럽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가치는 유로화와 파운드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를 통해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심리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이날 증시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전일인 26일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뉴욕 증시가 하루 휴장한 것이 투자자들에게 한숨 돌릴 여유를 줘서일까.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S&P 500 지수선물과 나스닥 100 지수선물은 오후들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 1분기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오전 9시 발표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분기 8.9% 하락한 케이스-쉴러지수는 1분기 14.7%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월 신규주택판매와 5월 컨퍼런스 소비자신뢰지수도 오전 10시 나란히 발표된다. 신규주택판매는 52만8000채를, 소비자신뢰지수는 59.5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 랜달 크로즈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가 오전 8시15분(미국시간 기준) 브라질에서 금융안정성과 위기에 대해 연설한다. 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오전 11시50분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경제와 정책에 대해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