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교수들 "의대생 휴학 승인·의대 정원 재조정해야"

by이유림 기자
2024.06.11 10:34:06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 입장문
"난제 해결 위한 첫 조치로 요청"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정 갈등과 관련, 국립대 교수들이 11일 의대생의 동맹휴학을 승인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의대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의대생 집단 휴학에 조용한 강의실(사진=연합뉴스)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거국련)는 11일 ‘의과대학 학생들의 보호와 의과대학 학사운영의 정상화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조치로 사회부총리(교육부장관)와 각 대학 총장들께 의과대학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하고 그들이 적절한 시기에 복학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거국련은 “의과대학 교육은 1년 단위로 진행되고 블록화되어 학생들에게 복학을 강제한들 정상화되지 않는다”며 “증원이 이뤄지는 각 대학의 교육 여건이 악화됐는데 유급마저 발생하면, 올해 신입생은 졸업할 때까지 6년 내내 정원의 두 배가 넘는 동료들과 수업을 받게 돼 교육은 부실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2025학년도 증원을 확정한 만큼,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즉시 휴학을 승인해 교육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 학생들의 경제적 피해도 보상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 정원 재조정도 함께 요구했다. 앞서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전국 39개 의과대학의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전년 대비 1497명 증가한 4610명으로 최종 발표했다.

거국련은 “증원에 따른 의료교육 부실화 방지를 위해서는 정확한 평가가 필수”라며 “공신력을 갖는 의학교육평가원이 각 의과대학의 제반시설, 교수 충원현황 등 제반 교육여건을 2025년 기준으로 다시 파악한 후 정부는 각 대학과 협의해서 정원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의과 대학들의 학사운영 파행과 학문생태계 파괴를 막을 종합적인 대책 또한 정부에서 신속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거국련은 의과대학 정원증원을 통해 노출된 우리나라의 심각한 교육과 입시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입장문에는 △우흥명 강원대학교 교수회 회장 △민병익 경상국립대학교 교수회 회장 △김정구 부산대학교 교수회 회장 △임정묵 서울대학교 교수회 회장 △김재관 전남대학교 교수회 회장 △김동근 전북대학교 교수회 회장 △양창용 제주대학교 교수회 회장 △최인호 충남대학교 교수회 회장 △박종진 충북대학교 교수회 회장(이상 가나다 순) 등이 이름을 올렸다.